판교센터 안정시킨 후 운영도구 이중화로 '재발방지'
안산·시흥 데이터센터, 방재시설 추가 예정
사퇴 남궁훈, 재난위원회 맡아… 수습 집중
'카카오 먹통' 사태 책임을 지고 남궁훈 각자대표는 사퇴를 결정했다. 대신 홍은택 각자대표가 홀로 남아 카카오 안정화에 주력한다. 홍 대표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과 인프라 투자 확대까지 대국민적으로 약속했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15일)로 서비스 장애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카카오는 우선적으로 사태 수습과 피해자 보상정책부터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과 인프라 투자도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복구가 지연된 원인은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 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었다"며 "이 도구들의 이중화는 판교데이터센터 운영이 안정화된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현재 구체적인 투자규모를 이야기할 수 없지만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2023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시흥에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옷을 벗는다. 사임 이후엔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원회를 맡아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남궁 대표의 사임으로 홍 대표 1인 단독대표 체제로 바뀐다. 남궁 대표가 이끌던 사업은 그대로 유지한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서비스 각자 대표로서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남궁 대표는 "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은 CTO 산하에 있어 조직 구조상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남궁 대표는 지난 3월 카카오 단독대표로 취임했다. 전임 내정자였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스톡옵션 블록딜 사태'로 물러나면서 긴급 투입됐지만 남궁 대표는 1년을 채우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