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여파…현금 접근성·사용선택권 낮아져
코로나19 확산 여파…현금 접근성·사용선택권 낮아져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0.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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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기준 시중은행 점포, 작년 동기 대비 7.2% 줄어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 경제활동 제약 가능성↑
지난 14일 한은 본부에서 열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회의를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지난 14일 한은 본부에서 열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회의를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코로나19 확산이 화폐유통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민의 현금 접근성과 사용 선택권도 저하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한은 본부에서 '화폐유통 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발족 회의를 열고, 최근 화폐수급 동향과 코로나19가 국내 화폐유통시스템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화폐유통시스템은 경제주체들이 현금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으로 현금의 공급과 유통 및 사업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협의회는 국내 화폐유통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기 위해 지난 8월 발족했다.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을 의장으로 화폐유통 시스템 내 공급자와 중개자, 사용자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총 22개 기관이 참여한다. 

한은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기관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 6대 은행이 운영하는 ATM 수는 작년 상반기 말 2만7301대보다 1977대(△7.2%) 감소한 2만5324대로 집계됐다.

이처럼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ATM 감소가 현금 사용에 불편을 끼치고, 그 결과 고령층과 저소득층 등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제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또 스타벅스 등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과 현금 없는 버스 등이 현금결제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국민의 현금 접근성과 현금 사용 선택권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화폐 취급업무 수행기관의 경영 여건도 악화하면서, 화폐유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이 어려워질 우려도 커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회의 참석자들 역시 국민의 현금 사용이 줄면서 ATM 운영 등 현금 취급업무 수행 환경도 지속해서 악화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전통시장 등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현금 사용 비중이 높고, 통신망 문제 발생 시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현금은 여전히 중요한 지급 결제 수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최근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활성화하면서 주화 수요가 많이 줄었지만, 10원짜리 동전은 여전히 수요가 높은 만큼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강조했다. 

이와 함께 회의 참석자들은 현금뿐만 아니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추진 동향에 대해서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의 논의를 함께 진행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은은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주화 수급 여건 개선과 국민의 현금 접근성 및 현금 사용 선택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협의회 참여 기관들의 의견을 반영한 대응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은 "최근 비현금 지급수단에 대한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현금 사용이 줄고 있지만, 현금은 금융 포용, 개인정보 보호, 가치저장 수단 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며 "국민의 일상적인 현금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발권 당국인 한은을 비롯해 화폐유통시스템 참가기관의 각별한 관심과 대응 노력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