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제기능올림픽 등장…기술인재 직접 찾는다
이재용, 국제기능올림픽 등장…기술인재 직접 찾는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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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기술'로 난국 타개 의지…수상자 메달 직접 수여
삼성,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400명 숙련기술 인력 채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수상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수상자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년 만에 국제기능올림픽 현장을 방문했다.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해 난국을 타개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17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선보이며 ‘기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선수단을 격려했고 수상자에게 메달도 직접 수여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2년마다 전 세계 숙련기술인들이 최고의 기량을 겨루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삼성전자는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부터 시작해 16년간 8회 연속 후원했다. 특히 2013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회부터는 단독으로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Overall Event Presenter)’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술인재에 대한 지원은 경영진의 각별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2006년(당시 상무) 한 일본기업을 방문해 숙련 인력 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 또는 일본 내 기능대회 수상자 출신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특히 사내에 각종 기능대회 임직원 입상자 명단과 상패를 전시해 놓은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출장에서 돌아와 기술 관련 책임자에게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발전한 나라이고, 삼성도 제조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라며 “그러나 기술 인력의 육성과 사회적인 관심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 인력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기업도 성장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며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우수 기술인재들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갖는 일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내부 검토 끝에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 판단해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2006년 12월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하고 2007년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팀 훈련도 후원하며 국가대표의 해외 전지훈련비, 훈련 재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내 기능올림픽 사무국·훈련센터를 신설하고 기능대회 출신 우수 인력들도 적극 채용했다. 직원들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성과를 회사 내에도 전시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관계사에 특별 채용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 숙련기술인재는 1424명에 달한다.

이 부회장은 2009년(당시 전무)엔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린 캐나다 캘거리 대회장을 방문해 경기장을 둘러보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제조업의 힘은 역시 현장”이라며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술인력의 저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금형, 사출, 선반 등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며 “사람을 챙겨보려고 기술 인력 후원을 시작했고 이는 회사가 잘 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 살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13년만에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여한 배경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초격차 기술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경영기조를 꼽는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기술 중심 경영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 6월 유럽을 둘러본 후 귀국한 자리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기술 같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같은 달 회의를 열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지난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 된 이후 반도체와 배터리 설비인력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 확대 계획도 발표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