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액 2조 전망…'퍼크→탑콘→탠덤' 고도화
“이곳에서 하루 약 200만장 정도 태양광 셀을 생산합니다.”
길이 300미터(m), 1열로 늘어선 공장 내 수천대 장비와 수백대 로봇들이 절도 있게 움직인다. 로봇 팔이 움직이자 보석처럼 반짝이는 태양광 셀이 유리판 위에 차곡히 쌓이며 배열된다.
지난 12일 충청북도 진천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진천공장을 찾았다.
한화큐셀 진천공장은 축구장 26개를 합친 5만7000평 규모 부지에 조성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시설과 생산규모를 동시에 갖췄다는 설명이다. 셀과 모듈은 각각 4.5기가와트(GW), 1.6GW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는 연간 620만명이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 한화솔루션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모든 공정 작업자는 장비로봇이다. 이들은 곳곳에 배치돼 자동으로 셀을 제조한다. 폴리실리콘으로 구성된 웨이퍼에 표면 특수처리와 반사막 형성 공정을 거친다. 태양광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표면에 전기가 흐를 수 있는 회로를 만들면 하나의 태양광 셀이 완성된다.
하나의 태양광 셀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웨이퍼 투입·검사 △표면 에칭처리 △N층 접합 분리·산화막 제거 △후면 보호막 형성 △반사방지막 형성 △전극 인쇄 △전극 열처리 △검사·분류 등 각종 공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진천공장은 웨이퍼 입고부터 셀 출하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 과정으로 진행되는 스마트팩토리다. 공장 내 물류 이동과 작업환경 제어, 불량관리 현황 등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는 방식이다. 생산 제품인 셀 전면에 레이저 식별마크를 새겨 품질 데이터를 관리하고 불량률 낮추는 ‘트라큐(TRA-Q)’ 시스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양광 셀은 각국 큐셀 공장으로 옮겨져 유리와 백시트, EVA 등 여러 자재를 결합하는 모듈 공정을 통해 태양광 모듈로 제조된다.
한화큐셀은 기존 ‘퍼크(PERC) 셀’ 보다 1%포인트(p) 이상 효율을 향상시킨 ‘탑콘(TOPCon) 셀’을 2023년 4월부터 상업 생산한다는 목표다.
‘퍼크 셀’은 반사막을 삽입해 빛을 반사시켜 발전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평균 효율은 약 23%다.
지난해부터 파일럿 가동에 들어간 ‘탑콘 셀’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해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현재 탑콘 셀 시제품 효율은 약 24.4%다. 셀 효율이 올라가면 모듈 설치 면적 대비 전력 생산량이 늘면서 작은 면적에서도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한화큐셀은 2023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탑콘 셀을 활용해 미국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진천공장 태양광 수출액은 올해 약 1조7000억원에서 내년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날 투어를 함께한 최경덕 한화큐셀 운영팀장은 “탑콘 셀 제조 공정은 기존 퍼크 셀 제조공정과 호환성이 높다”며 “이미 대규모 퍼크 셀 제조라인을 보유한 진천공장에서 제조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2026년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Tandem) 셀’ 양산 기술 로드맵도 이날 공개했다.
‘탠덤 셀’은 상·하부 셀을 연결해 상부 셀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등 단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하부셀에서는 실리콘이 적외선 등 장파장의 빛을 흡수한다. 위아래 층에서 서로 다른 영역대의 빛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 수준이며 실제 양산 시 효율도 35%에 이를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10년 이상 태양광 셀 기술에 투자, 고도의 기술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한 차세대 제품을 양산화하고 글로벌 생산 톱티어(Top-tier)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양병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개발팀장은 “탠덤 셀 연구개발에 집중해 미래 태양광 시장에서도 기술 격차를 통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