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대규모 적자를 지적하는 의원들 공세에 “오늘 사상 최고 SMP(1kWh당 가격)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11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산하 발전사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1킬로와트시(kWh)당 전력도매가격(SMP)은 최고 269.98원(육지 가중 평균치 기준)까지 상승했다.
그는 “(1kWh당) 약 270원으로 (지난해) 통상의 4배”라며 “전기요금 조정이 제때 연료비와 연동됐다면 한전 적자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14조30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전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이에 정 사장은 연료비 급등 등 외부 요인을 들며 방어했다.
정 사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며 국제 연료 가격 폭등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전의 적자 확대와 관련해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물가가 이렇게 치솟고 전쟁으로 이렇게 불안해질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적자 위기로 자산을 매각하는 데 대해 “재무적으로 어렵더라도 핵심 역량과 깊이 관련 있고 수익성이 높거나 계속 보유하는 게 유리한 사업을 매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핵심 역량 사업은 최대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현재 필리핀 현지 전력회사(SPC)와 세부석탄화력발전소 매각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