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11만평 규모 2캠퍼스 조성, 공장 4개 추가건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알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 바이오산업에서 제2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향후 삼성은 10년간 7조50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초격차를 완성한다. 바이오시밀러(바이요의약품 복제약) 사업도 글로벌 규모로 확대한다.
이 부회장은 11일 인천시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만이다. 그는 제4공장 점검 후 삼성바이오 로직스·에피스 경영진을 만나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준공식이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은 건설에만 약 2조원이 투입된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이다.
이번 부분 가동으로 삼성은 총 42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선두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 10년 만이다.
삼성은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3년에는 생산능력을 총 60만 리터까지 확대하게 된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2032년까지 앞으로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11만평 규모의 ‘제2 캠퍼스’를 조성하고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한다. 직접 고용규모는 4000명 이상이다. 제2캠퍼스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된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사업도 확대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6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 라인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늘린다. 현재 항암·항염 치료제 위주로 구성된 파이프라인을 앞으로 안과, 희귀질환, 골다공증 등 난치병 분야 등으로 확대한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 육성계획은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새로운 도전 목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medicine), 바이오(biologics)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삼성과 모더나 간 코로나19 백신 공조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에 앞서 같은 해 8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로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바이오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바이오 네트워크가 삼성에 대한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신뢰와 평판을 높이며 삼성의 바이오 사업뿐 아니라 한국의 바이오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