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금융중개대출제도(이하 금중대)'를 통해 시중은행이 5년간 2조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정책자금과 금중대 비교'에 따르면, 한은의 금중대를 통해 시중은행은 5년간 2조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익 규모도 매년 크게 증가해 올해 집행된 대출로는 1조3000억원 이상의 이자순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로 대출 규모는 커졌는데 한국은행으로부터의 금중대 조달금리는 크게 낮아져 이익 규모가 대폭 커졌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일반적인 대출의 경우 이자수익의 30% 이상은 자금조달 비용으로 지출하게 되는데 금중대 대출의 경우 지난해 조달비용이 이자수익의 8.3%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한은의 정책금융 확대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횡재하고 있다며 제도 정비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은의 금중대는 지방중소기업이나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등에게 낮은 금리로 정책금융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2014년부터 기존의 총액제한대출제도를 개편해 시행됐다.
시중은행이 자율로 이자를 결정해 기업에 대출하면 한은은 이 자금을 연리 0.25~1.25%로 은행에 대부해준다.
은행은 대출의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 대출이자에서 조달비용과 은행의 운영비용을 뺀 금액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다.
금중대 대출규모는 2017년 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7조6000억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은 총 101조9000억원을 금중대 사업으로 대출했다.
각 사업의 평균대출금리에 따른 5년간 총 이자수익은 3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8월까지 39조4000억원이 대출됐는데 여기서는 1조3000억원의 순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 의원은 추정 이자수익 대비 조달 비용이 일반 대출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현상이 관측되고 2020년 이후에는 현격히 낮아지는 현상을 지적했다.
금융통계시스템 통계에서는 16개 시중은행의 5년간 이자수익 대비 조달 비용은 38.6%인데 한은이 제출자료로 금중대 대출의 경우를 추정해 보면 16.1%에 머문다.
금리가 낮아지고 예대마진이 증가하면서 시중은행의 일반대출 조달비용도 지난해 29.9%까지 하락했는데 금중대 대출의 경우는 8.3%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자수익으로는 지난해 1조 776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은에 조달 비용으로 납부한 비용은 898억원이었다.
다만 기업에 대한 혜택은 은행의 이자순수익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한은의 시중은행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의 평균 인하 혜택은 0.4~1.3% 수준이다. 전체 대출금에 대비해 기업이 받은 혜택을 추산해 보면 1200억~4900억원 사이다. 은행의 이자순익 1조의 12~49%다.
장 의원은 "한은 정책금융으로 시중은행에 큰 이익을 안겨주는 금융중개지원제도의 개선을 모색하고 금리가 낮은 정책자금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