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3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2020년 대비 274만톤(t)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 전체 온실가스의 16%에 해당한다. 하지만 철강3사가 무상으로 할당받은 배출권은 늘어난 배출량보다 2배 이상 많아 탄소 감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억885만t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인 6억7950만t의 16%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대비 274만t 늘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412만t 늘어났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과다 기업의 배출량을 낮추는 유인을 제공해야 할 배출권은 정작 배출량보다 더 큰 폭인 540만t 늘어났다. 지난해 철강 3사의 배출량 보다 2배 많은 배출권이 할당된 셈이다.

2021년부터 배출권 거래제 제3차 계획기간이 시작돼 배출권 유상할당량은 10%로 늘어지만 철강산업은 여전히 전부 무상할당되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온실가스 배출을 과감하게 줄일 유인이 충분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재부의 의뢰로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피터슨연구소(PIIE)는 “한국 배출권 거래제의 광범위한 무상할당과 EU와 한국 배출권 가격의 큰 차이가 한국 수출의 취약성을 증가시킨다”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EU 탄소국정조정제도(CBAM)와 미국 청정경제법(CCA)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며 “한국 배출권 거래제의 광범위한 무상할당과 EU와 한국 배출권 가격의 큰 차이가 한국 수출의 취약성을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철강 제품이 탄소 집약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EU CBAM과 CCA의 표적이 될 가능성 높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 배출권 거래제도는 NDC 상향에도 불구하고 할당량이 조정되지 않았다”며 “배출총량을 조정하고 유상할당 비율을 높이지 않으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대외 무역에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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