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공공택지 벌떼입찰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 달 규제지역 내 300세대 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1사 1필지제'를 도입한다. 과거 3년간 공공택지 추첨에서 페이퍼컴퍼니 의심 정황이 발견된 업체는 행정처분과 택지 환수 등 조치를 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6일 서울시 송파구 위례신도시 공동주택 단지를 방문해 소수 기업이 다수 계열사를 동원해 추첨에 참여한 '벌떼입찰 근절 대책'을 최종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공공택지 분야에서 벌떼입찰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공택지 추첨에 참여 가능한 모기업과 계열사 수를 1필지에 1개사로 제한하는 '1사 1필지 제도'를 다음 달 중 도입한다. 

1사 1필지 제도는 공공택지 경쟁률이 과열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밀억제권역 등 규제지역 내 300세대 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오는 2025년까지 시행한다. 이후 성과를 점검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점검체계 및 제재도 강화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택지 공급자가 당첨업체 선정 즉시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요청하고 지자체는 30일 이내에 점검 결과를 통보하도록 한다.

또 앞으로는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 대여 시 대여자뿐 아니라 차용자와 알선자, 공모자로 제재 대상을 확대한다.

택지 관련 업무 수행 과정에서 모기업(타 계열사 포함)의 부당한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택지 당첨 업체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으면 택지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3년간 택지공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업무수행기준도 명확히 한다. 

택지공급 계약 등 관련 업무를 위임할 수 있는 대리인 범위를 2년 이상 재직한 소속 직원으로 제한하고 위임장과 함께 근로계약서 등 증빙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택지공급 절차도 개선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최근 3년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공급받은 총 101개사, 133필지에 대해 추첨 참가 자격 미달 여부와 택지 관련 업무 직접 수행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해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페이퍼컴퍼니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이 중 10개사에 대한 불시 현장점검 결과 택지 관련 업무를 소속 직원이 아닌 모기업이나 타 계열사 직원이 수행하거나 소속 직원 급여를 모기업에서 지급하는 등 택지 확보를 위해 형식적으로 계열사를 설립한 구체적인 정황 등이 적발됐다. 국토부는 소관 지자체에 건설산업기본법 등에 따른 위반사항에 대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또 행정처분과 별도로 이들 업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이를 통해 계약 당시 등록기준을 미달해 1순위 청약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하고 택지를 환수할 계획이다.

이미 제3자 권리관계가 형성돼 택지 환수가 어려우면 수분양자 등 보호를 위해 부당이득 환수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서류조사로 벌떼입찰 행위가 의심된 71개 업체도 택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등 구체적인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연말까지 LH 및 지자체와 합동 현장점검할 예정이다. 이후 점검 결과에 따라 경찰수사 의뢰, 지자체 행정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 법규위반 업체에는 행정제재 처분과 함께 사전청약 참여 시 제공하기로 한 인센티브를 축소할 예정이다.

다수 계열사를 동원한 무분별한 추첨 참여가 담합 또는 부당지원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앞으로는 일부 특정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대거 동원해 편법적으로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설사 브랜드들이 다양해지고 보다 특색있는 아파트 공급이 가능해져 소비자 만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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