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4일 시장 전망을 상회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하며 1390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도 미국 증시에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며 1% 하락하는 등 2410선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날 오전 전장 대비 19.4원 오른 1393.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39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1일(장중 고가 기준 1422.0원)이후 13년5개월 만이다.
이후에도 환율은 오전 한때 1395.5원까지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강달러 기조,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에 영향을 받아 코스피도 전장 대비 38.12포인트(p, 1.56%) 내린 2411.42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도 13.86p(1.74%) 밀린 782.93에 장을 종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코스피·코스닥이 1%대 하락 마감한 것은 미국 CPI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8월 CPI와 근원 CPI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3%, 6.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CPI의 경우 6월(9.1%) 정점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지만, 상승 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8.0%)를 웃돌았다.
이에 미국 소비자 물가 충격에 따른 강도 높은 긴축 우려가 확산하며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강달러 기조를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 20~21일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특히 시장 일부에서 미국 근원물가의 대용 지표들이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국제유가 등락에 연동되는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리 실제 인플레이션 지표는 고물가 장기화를 우려를 자극해 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코스닥은 미국 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충격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미국 주요 지수가 모두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며 “원·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 결과에 따라 달러 추가 상승 가능성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