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장 경계현 사장 "R&D 더 많이 투자해 격차 늘릴 것"
7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았다. 총 면적 87만평가량의 대형단지로 기흥캠퍼스(44만평)와 화성캠퍼스(48만평)의 면적을 합친 수준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파운드리)을 모두 갖췄고 현재 가동 중인 3개 라인 외 3개의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이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약 1년 반 전 기초공사에 들어간 평택 3라인에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웨이퍼 투입을 시작했다. 3라인은 연면적 30만평으로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가 2002년 1위에 오른 뒤 유지 중인 선두자리를 공고히 해줄 주인공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가주도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 중인 중국과 기술격차가 크진 않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올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기술 격차는 D램의 경우 5년, 낸드플래시는 2년으로 추정됐다.
이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는 “5~10년 전만해도 실질적으로 격차가 많이 있었지만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R&D투자를 예전보다 적게 한 게 가장 큰 영향이다. 개발에 자원을 더 많이 투자해 격차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 대표는 또 “그동안 호황기에 투자를 많이 하고 불황기에는 투자를 적게 하는 경향이었다”며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 한 게 호황기에는 안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절은 하겠지만 기본적 투자방향은 시황과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에 맞춰 평택 3라인에 EUV 공정 기반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다양한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평택 3라인 가동뿐만 아니라 미래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4라인 착공을 위한 준비작업도 착수했다. 평택 4라인의 구체적인 착공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선 1라인 공정 내부도 엿볼수 있었다. 이날 둘러본 1라인은 2015년 6월 착공 후 2017년 6월 가동됐다. 웨이퍼를 투입만 하면 8대 공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며 낸드플래시와 D램을 생산한다. 생산라인 내부엔 오버헤드트랜스포트(OHT) 1500대가 설치돼 웨이퍼를 운반하며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