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의 외국인투자 유입이 G20 국가 순위가 두 계단 하락했다. 이에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G20 국가의 해외직접투자 유입 순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이 기간 15위에서 17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G20 국가 중 지난해 한국보다 적은 FDI를 유치한 국가는 경제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이탈리아 3개국이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 일본 등에도 추월당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해외직접투자 유치 보고서를 발표하며 올해 상반기 신고 기준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이 전년대비 15.6% 감소한 110억9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1분기 한국에서 유출된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123.9%) 늘어난 254억달러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국내 유입보다 해외 유출이 더 큰 투자역조 현상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80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7년간 5배 증가한 수치다.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이 경쟁국에 비해 낮아졌다는 의미다.
전경련은 “새 정부 차원의 투자유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한국의 해외투자 유치 대응책을 위해 △미국, 프랑스의 범정부 차원의 투자유치 활동 △독일, 일본의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강화 △아일랜드의 빠른 국제 정세 대응 등을 주요 벤치마킹 사례로 꼽았다.
미국과 프랑스는 각각 지난 2006년, 2018년부터 셀렉트(Select) USA, 추스 프랑스(Choose France)라는 이름의 국제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양국 모두 추진 첫 해 해외투자 유입액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현재까지 글로벌 FDI를 상회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 등은 자국 경제의 핵심이 되는 첨단 전략산업에 대규모 기금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투자 장벽을 낮추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 중인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에 기금이 집중된다는 점, 공급망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연구·개발에서 생산 시설로 지원 영역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아일랜드는 브렉시트(Brexit)로 영국을 떠난 국제자본 유치에 발 빠르게 움직여 글로벌 금융기관의 유럽본부를 가장 많이 유치한 국가가 됐다. 아일랜드의 해외투자 총괄 기관인 IDA Ireland는 유럽 다른 국가보다 먼저 ‘FDI 기업들을 위한 조언’(Brexit advice for FDI) 등의 보고서를 마련해 탈영국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행정, 물류 관련 액션플랜, 아일랜드로 이전 지원책을 공유했다. 그 결과 아일랜드는 브렉시트와 관련한 70여건의 투자와 5000여개의 일자리를 유치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 JP 모건, 시티은행 등을 필두로 135개 글로벌 금융기관이 유럽본부를 영국에서 아일랜드로 이전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최근 한국의 투자역조 현상은 기업경영환경의 악화와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붐이 동시에 발생하며 심화된 것”이라며 “신정부가 들어선 만큼 대대적인 규제개혁, 지원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글로벌 기업들에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