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용사로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도 자료 미비와 정부의 무성의로 이제껏 무명용사로 묻혀져 온 이 지역(순천시 주암면) 출신, 육탄 특공대원이 유족과 관계 단체 등의 각고의 노력으로 70 여년만에 국가유공자로 지정,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4일 유족과 관계 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국가유공자로 지정 돼 명예가 회복 된 고 조문종은 1930년 순천시 주암면 주암리에서 출생, 1949년 8월 경 같은 면에 사는 고 조달진 소위(1928년 생)와 함께 약관 18세의 어린 나이로 자원 입대 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제6사단 19연대 3대대 소속 조문종 일병은 50년 6월 28일 홍천 말고개 방면으로 진격해 오던 북한군 전차(자주포)를 격파하기 위해 육탄특공대장 조달진 일병이 지휘하는 11명으로 구성 된 특공대에 지원, 박격포탄과 수류탄, 화염병 등을 이용, 적 전차 11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육군본부 발행, 특공대장 조달진 편) 세워 조달진과 함께 병장으로 2계급 특진했다. 이는 개전 후 국군이 한 장소에서 올린 최대의 적 기갑부대 섬멸 전과였다.
또한 같은 해 8월 문경지구 전투에서 다시 조달진 병장이 지휘하는 육탄 7용사로 선발 돼 적 전차를 격파하는 전공을 세웠으나 조문종 병장은 애석하게도 적탄에 전사했다.
이와 같은 혁혁한 전공 사실은 당시 전쟁 중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군의 자료 미비와 무관심, 19세의 어린 나이로 전사함에 따른 유족의 정보 부재 등으로 70 여년 동안 무명용사로 묻혀져 왔다.
하지만 육탄특공대장 조달진 당시 병장은 그 후로도 많은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워 특진을 거듭한 결과, 소위로 전역했다. 국가와 지자체 등이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을지무공훈장 수훈 및 태극무공훈장 추서, 초등교과서에 탱크잡는 불사조 조규진 소위 게제, 순천시의 조달진 도로, 조달진 부대 명명, 흉상 건립 등 그의 애국심과 전공을 기리는 다양한 추모 사업이 추진됐으며 마침내 그의 사 후 11년 해인 지난 2019년 (사)조달진소위추모사업회가 발족 됐다.
추모사업회(회장 안 경)가 조달진 소위의 공적과 생애를 조사 중 문경 전투에서 조문종 병장이 적탄에 숨지자 군 입대 동기이자 같은 고향 출신 조달진 소위는 ‘그를 안고 슬픔을 참지 못해 통곡 했으며 근처 산기슭 양지 바른 곳에 매장하고 명복을 빌었다.’는 기록을 육군본부 발행 특공대장 조달진 편에서 찾아 냈다.
또한 ‘1953년 7월 휴전 후 그의 유골은 국립묘지에 안장 됐으며 2계급 특진과 함께 무공화랑훈장이 수여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안경 회장과 유일한 유족인 조카 조순명(84세, 순천시 주암면 조문종 병장의 형님 아들)씨의 사위 한영태(61 세, 순천시 주암면) 씨 등이 각고의 노력 끝에 ‘1950년 7월 23일 경상북도 문경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기록된 고 조문종 이등상사의 제적부와 보병제19연대 발행의 육탄전사 조문종 등의 기록과 홍천 말고개 전투 후 미군 종군기자가 촬영한 사진도 찾아냈다.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적시한 기록과 호국영웅조달진 소위 추모추진위의 인우보증 등을 바탕으로 고 조문종 용사의 전공 회복과 국가유공자 지정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지난해 11월 경 국가보훈처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 관계자로부터 ‘전시중이라 사단이 구성되고 해체되는 과정에서 병적 기록이 분실된 것 같다. 안타갑지만 현 방침 상 군번과 병적기록부가 없으면 국가유공자로 지정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당시를 아쉬워했다.
이 같은 답변에 굴하지 않고 안 회장과 한씨, 지역예비군대장 등은 전남동부지역 보훈처의 도움을 받아 현충원과 육군본부 등을 방문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초 육본에서 군번을 찾아냈으며 이를 통해 병적기록부도 갱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21일 경 청와대를 비롯 국방부 등 정부 관계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 지난 3월 28일 마침내 국가유공자 지정을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잃었던 화랑무공훈장 또한 수여, 실질적 명예와 전공을 회복시켜 줄 것을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요청, 오는 10월 국회 국방위의 심사만을 기다리고 있다.
조달진소위추모위원회 안 경 회장은 “지역 국회의원과 정부 기관, 언론계 등에 도움과 관심을 간절히 요청, 긍정적 답변을 받아 심사 통가를 확신한다.”며 “훈장이 수여되면 국회의원과 31사단장, 시장 등을 초청하고 31사단장이 유족에게 직접 훈장을 전달하는 등 성대한 수여식을 가질 방침이다”고 기대했다.
유족 대표 한영태씨는 “이제야 그간의 고생과 한이 조금은 풀린 것 같다. 훈장 수여 등이 이뤄져 지역사회와 어린 학생들에게 조국을 위해 산화한 그분의 애국심과 충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노구를 이끄시고 앞장서 애쓰신 안 회장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조달진 소위 추모제에서 그분 또한 함께 추모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