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북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직접 우려를 표명했다. 또 한국 기업에 대한 법 적용을 면제하는 내용의 요청을 담은 서한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1일 전경련에 따르면, 허 회장은 서한을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한 한국산 전기차 대상 차별적 조치로 한국 기업이 입을 피해에 우려가 크다”고 보냈다.
허 회장은 “이번 조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과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미국 내 전기차 공장을 건설해 오는 2030년까지 50% 이상 감축이라는 미국의 탄소절감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 기업의 투자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그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더욱 격상된 동맹이자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창립 멤버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핵심 축으로 참여하는 한국 산업계에 대해 이번 조치의 유보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기후변화 대응 등에 7400억달러(약 1000조원)를 지출하는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금공제 혜택을 주도록 규정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전기차는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혜택에서 제외돼 가격경쟁력 저하로 인한 연간 10만대 이상의 수출 손실이 예상된다.
전경련은 이번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국무부, 상무부, 재무부, 환경부, 에너지부 등 주요 5개 부처,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에도 보냈다. 또 미셸 박 스틸, 영 김 등 한국계 하원의원 4명과조지아, 알라바마, 미시간을 비롯한 한국 기업 대규모 투자 주의 주지사, 주의회 의원 등에게 모두 서한을 발송해 도움을 청했다.
허 회장은 그동안 미국 정재계를 대상으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촉구 서한을 송부하고 주요 인사 면담에서도 적극 건의하는 등 우리 산업계와 밀접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전경련의 미국 내 인지도와 대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외교를 펼쳤다.
전경련은 앞으로도 IRA와 관련해 양국 경제계 간 최고위급 회의체인 한·미 재계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상공회의소 등 미국 경제계와 공동대응할 방침이다. 또 오는 10월 서울에서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열리는 한·미 재계회의 총회에서 한국이 입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공동성명서 등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