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1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또다른 경제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국가 경제 활력을 위한 경제인 사면에서 이 부회장은 자유롭게 만들어줬지만 반대로 박 전 회장은 구속시켜버렸다.
재벌 총수 특혜란 시선과 달리 다른 한쪽에는 무거운 형량이 부가됐다. 국가 경제 기여를 위해서는 기회를 주겠지만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회적 책임 또한 엄격히 묻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사면에 대한 대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만 한다. 이 부회장은 사면 직후 바로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달라는 정부의 주문에 맞춰 첫 경영행보를 반도체로 잡았다.
반도체산업이 위기상황으로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이 부회장도 알고 즉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하면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내세웠다. 사면에 대한 ‘보답’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에 더해 정부는 ‘칩4’ 추진 등 미·중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외교적 딜레마에서도 이 부회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미국행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동맹 '칩4' 사안 관련 현지에서 직접 내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민간경제외교관으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사면에 대한 두 번째 보답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서도 이 부회장이 한 몫 해주길 바라고 있다. 실제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큰 역할을 한 것처럼 이 부회장도 아버지 뒤를 이어 해외에서 엑스포 유치 외교전을 펼쳐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익을 위한 행보가 곧 사면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보답은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충격적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던 만큼 경제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한 보답도 확실해야 한다.
국민 입장에선 이 부회장 사면 특혜가 실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지에 대한 체감이 없다. 물론 삼성은 앞서 450조원의 투자와 8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이 부회장 사면이 아니어도 삼성이 진행키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국가 경제 활력소’ 역할에 더해 ‘사회 환원 및 기부’ 활동까지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일찍이 ‘4세 경영 포기’와 ‘무노조 방침 폐기’를 공식화한 바 있다. 이번 사면에 대한 보답에선 여기에 더해 사회 기여 고민까지 더해져야 할 것이다. 향후 이재용의 삼성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로 돌려주는 약속을 해줘야 한다.
이를 기회로 이 부회장은 과거사 극복을 넘어 아예 존경받는 기업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 같다”고 강조했던 이 부회장이 지금 함께 할 발언은 “첫째도 기부, 둘째도 기부, 셋째도 기부”이길 바란다. 이 부회장이 ‘기술’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동시에 ‘기부’로 국민에게도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하겠다. 그것이 사면에 대한 진정한 보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