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위한 산업구조 변화에서 탄소 다배출 사업장 근로자와 기업, 지역사회를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공정전환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방안’ 보고서를 통해 공정전환의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공정전환(Just Transition)’은 저탄소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근로자, 기업, 지역사회 등에게 사회·경제적 지원을 제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SGI는 지원 방안으로 △공정전환펀드 신설 △고탄소 업종 의존도가 높은 지역 내 공정전환 협의체 설립 △고탄소 업종 근로자의 신사업으로 직무전환 교육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공정전환펀드 신설에 대해선 재원의 확장성을 고려해 공공자금을 바탕으로 공정전환펀드를 우선 설치한 후 공공자금이 리스크를 분담해 민간자금을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재정만으로는 근로자의 생활안정·재취업, 기업의 신사업 전환, 지역경제의 다변화 등 광범위한 영역을 지원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급되는 자금에 대해서는 펀드를 통해 공공자금과 민간자금을 혼합(매칭)해 보증, 대출, 지분투자 등 형태를 갖출 것을 제안했다. 수익 추구형 투자자금에서부터 사회적책임투자를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까지 다양한 성격의 민간자금을 유인하고 지원(투자) 대상의 성격에 따라 공공자금과 민간자금의 혼합(매칭) 비중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SGI는 “공정전환펀드 센터를 설립해 펀드를 운영하는 동시에 공정전환 관련 정책 지원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공정전환 관련 자금 지원 프로세스를 센터로 단일화하면 업무의 효율·편의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전환의 추진 과정에서도 지역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SGI는 “고탄소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내 지자체, 지역기업, 주민 등을 중심으로 공정전환 협의체를 설립해 중앙정부의 의존도를 낮추고 참여자들의 주체적인 의사결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SGI 연구위원은 “국내는 석탄화력발전, 철강, 석유화학 등 고탄소 업종 기업이 주로 지방도시에 위치해 저탄소경제 전환 과정에서 일부 지방도시의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가 공정전환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GI는 고탄소 업종 산업에서 발생 가능한 구조적 실업과 저탄소 신산업에서 증가할 노동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직무전환 교육 지원 강화를 제안했다.

석탄화력발전 근로자가 노동전환에 실패할 경우 장기간 동안 실업자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저탄소 경제에서 성장하는 부문에서는 인력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 근로자가 재생에너지로, 자동차 부품업체 근로자는 전기차 산업으로 직무를 전환할 수 있는 교육지원이 필요하다는게 SGI의 주장이다.

SGI는 “지금부터 3년 이상의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근로자의 직무전환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계획대로라면 3년 후인 2025~2030년부터 탄소중립에 따른 노동시장의 수급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지금부터 고탄소 업종 근로자의 직무전환 교육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훈 연구위원은 “공정전환은 성공적인 탄소중립의 필수 요소로서 근로자, 기업, 투자자, 정부, 지자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자금, 거버넌스, 고용 등에 대한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다양한 영역의 공정전환에 효과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기 위해선 공정전환펀드가 필요하며 공공자금을 바탕으로 민간자금을 유인해 펀드의 규모를 점차 키우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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