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동갑내기 사촌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과 '특수강' 시너지
산업계 ‘융합’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정통 사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기업들은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살기 위한 미래 생존법이다. <신아일보>는 2021년 진행한 업종별 ‘융합시리즈’ 2탄을 마련, ‘살길은융합’ 연중기획편을 올해 다시 이어간다. 기업별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보는 시간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철강업종 CEO를 파헤친다./ <편집자 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이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에 승부를 건다. 세아그룹 오너 3세로서 성장하는 신재생 에너지시장을 주목,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11일 세아에 따르면, 이주성 사장은 해상풍력 발전 구조물을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세아제강지주는 기존 건설·에너지용 강관 위주 사업 육성과 함께 지난 2017년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사장은 특히 ‘모노파일’ 생산 능력과 수주량 확대에 주력한다. 모노파일은 해상 풍력발전기의 기초골격이 되는 강철기둥을 의미한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해 영국에 생산법인 ‘세아윈드’를 설립하고 4000억원을 투자해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은 초대형 사이즈 모노파일 제작이 가능한 연산 16만톤(t) 규모로 세워진다.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세아제강지주는 오는 2023년 1분기부터 모노파일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연 100개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영국 연간 모노파일 수요량의 절반 규모에 해당한다.
아울러 덴마크 오스테드로부터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 사업인 ‘혼시’ 프로젝트 모노파일 공급 사업도 수주했다. 이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발판삼아 영국과 유럽 내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까지 노린다.
해상풍력발전 하부 구조물에 사용되는 두께 20∼140밀리리터(㎜) 후육관은 전 세계적으로 세아제강 등 소수 기업만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세아제강지주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사장은 기존 건설·에너지용 강관 사업역량도 강화했다. 세아제강지주는 글로벌 수요 증가 추세에 발맞춰 스테인리스(STS) 강관 생산량을 기존 연 8만t에서 9만t으로 증설한다. 이를 위해 전남 순천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에 올해 말까지 약 200억원을 투자한다. STS강관 증설투자가 완료되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시장에서의 납품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
세아제강지주는 ‘철강 슈퍼사이클’에 따른 강관 판매 호조로 지난해 매출 2조8457억원, 영업이익 29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3%, 343% 증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장남인 이 사장은 지난 2008년 세아홀딩스 전략팀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세아베스틸 이사·상무, 세아제강 상무·전무를 거쳐 2018년 세아제강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1월 세아제강지주 사장으로 발탁되며 동갑내기 사촌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과 함께 세아그룹 전체를 이끌고 있다. 특수강을 주력으로 하는 세아홀딩스와 강관을 주력으로 하는 세아제강지주 간 추후 시너지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세아제강지주는 해상풍력 분야 비즈니스를 더욱 다각화, 전문화하고 글로벌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톱 플레이어로 도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