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민변 등이 구성한 '99% 상생연대'가 정부의 종부세 개편 계획에 대해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 등 부동산세 정책기능을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저가 주택 투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이하 99% 상생연대)'는 27일 서울시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세제개편안 평가와 제언 토론회'를 열었다. 

정부는 지난 21일 다주택자 중과 제도를 폐지하고 적용 세율을 2019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골자로 종합부동산세 개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그간 주택 수에 따라 차등 적용했던 종부세 과세 체계는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폐지한다. 종부세율은 지난 2019년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종부세 부과 주택 공시가격 기준은 상향한다. 

발제를 맡은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는 이 같은 종부세 개편 계획에 대해 "사실상 부동산 관련 세제의 정책기능을 완전히 무력화했다"고 꼬집었다. 

유호림 교수는 종부세가 부동산 투기 억제와 근로·자산소득 간 조세부담 공평성 제고, 주택 등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중요한 정책 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은 다주택자에 대한 조세감면으로 요약할 수 있어 종부세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개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는 최근 다소 안정화되던 주택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지방 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투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서민들로 하여금 투기꾼이 보유한 다주택 가격을 떠받치도록 하는 유인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순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회계사)는 조세원칙에서 조세부담 공평 기준으로 채용하고 있는 '응능과세' 원칙에 따르면 담세력(조세 부담 능력)이 더 큰 사람에게 보다 많이 과세해 조세부담을 공평하게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순문 변호사는 또 "고액 부동산 보유자들도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배제하거나 저율 과세만 하도록 규정한 이번 세제 개정 방향은 현재 경제적 상황이나 헌법상 조세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자산이 축적된 수준에 따라 재산세나 종부세와 같은 보유과세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99% 상생연대에는 △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등이 참여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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