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낙농가 원윳값 힘겨루기 지속…'밀크플레이션' 우려
유업계-낙농가 원윳값 힘겨루기 지속…'밀크플레이션' 우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7.26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1일 '원유기본가격' 결정시한 앞뒀지만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두고 입장 차 여전
장기화 시 원유수급 불안…커피·빵 가격 재인상 여지
지난 23일 낙농가 생산자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 경북도지회의 궐기대회 모습. [사진=한국낙농육우협회]
지난 23일 낙농가 생산자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 경북도지회의 궐기대회 모습. [사진=한국낙농육우협회]

우유, 유제품 원료가 되는 원유(原乳)기본가격 결정 시한(8월1일)이 일주일채 남지 않았지만 유가공업계와 낙농가 간 입장차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 주도의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유가공업계와 낙농가 간 갈등이 지속될 경우 원유 수급 불안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우유 사용비중이 높은 다른 식료품 가격이 오르는 현상)’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유기본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이유는 정부의 용도별 차등가격 도입을 두고 유가공업계와 낙농가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가격을 음용유·가공유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는 생산비 연동제로 용도 구분 없이 쿼터 내 생산·납품하는 원유에 음용유 가격인 ℓ당 1100원(인센티브 포함)을 적용하고 있다. 차등가격제는 흰우유를 비롯한 음용유는 지금 수준을 유지하고, 가공유는 900원 수준으로 내리면서 정부가 일부 차액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향이다. 

유가공업계는 저렴한 수입산 유제품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한 만큼 지금의 생산비 연동제는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낙농가는 농가소득 감소를 이유로 원유 납품 거부 투쟁을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다. 사룟값 등 생산비용 인상 여파로 축사 경영이 어려운데 원유를 용도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경우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원유 납품가를 결정하는 ‘원유기본가격조정협의회(협의회)’는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원유기본가격은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농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를 토대로 결정된다.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이상이면 해당 연도에, ±4% 미만이면 2년마다 낙농가와 유업계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한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농축산물생산비에서 지난해 기준 우유 생산비는 리터(ℓ)당 843원이다.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원유기본가격 산출식에 따라 올해 ℓ당 47~58원 범위에서 인상 요인이 작용한다. 이 같은 범위에서 원윳값이 인상되면 우유가격은 최대 500원가량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등 유업계 빅(Big)3 모두 지난해 8월 원유값이 ℓ당 21원 오른 직후 그 해 10월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유제품 가격인상은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 우유 사용비중이 높은 다른 식료품까지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으로 또 다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국내 카페업계 1위 브랜드 ‘스타벅스’는 우윳값 인상에 올 1월부터 우유가 들어가는 카페라떼를 비롯한 46종 음료 가격을 최대 400원 올렸다.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 SPC ‘파리바게뜨’도 올 1월 식빵, 케이크를 포함한 66종 제품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