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다주택자 중과 폐지를 포함한 종부세 개편 계획 발표 이후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물 감소 추세가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급매나 증여 등에 나설 유인이 줄었다고 봤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정부는 다주택자 중과 제도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그간 주택 수에 따라 차등 적용했던 종부세 과세를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을 폐지한다.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부과 주택 공시가격 기준을 현행 11억원에서 내년 12억원으로 상향한다. 올해는 한시적으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특별공제 3억원을 적용해 실질적 과세 기준을 14억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같은 정부의 종부세 개편 계획 발표 이후 주택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종부세 개편 계획 발표 전인 20일을 기점으로 25일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에서 아파트 매물 건수가 줄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20일 6만4668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가 25일 6만2709건으로 3% 줄었고 인천과 경기 역시 각각 4.5%, 3.9%씩 매물 수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주택을 보유하는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이들 중 종부세 부담을 이유로 급하게 증여하거나 매각을 결정하지 않아도 될 시간을 벌게 됐다"며 "수도권 교통망 확충지와 신축주택 부족지, 자족 등 업무지구 인접 주택은 이번 종부세 경감으로 매각보다 보유로 돌아설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더라도 향후 추가적인 완화가 더해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며 "지방이나 저가주택을 복수로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있지만 지역마다 집값이 달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금리 인상과 가격 고점인식, 경기 위축 등 주택시장 하방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종부세 개편을 통한 보유세 부담 인하가 거래시장 활성화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랩장은 "주택시장 하방압력이 높은 상황이라 보유세 부담이 낮아졌다해서 주택을 추가 구입하거나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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