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여성기업 축제의 장인 '여성기업 주간'이 시작됐다. 그동안 매년 7월 하루를 정해 '여성 경제인의 날' 행사를 열어왔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서 여성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올해부터 행사 규모를 대폭 키웠다. 지난해 10월12일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매년 7월 첫째 주를 여성기업 주간으로 지정됐다.
여성기업 주간 개막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여성 기업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창의적인 여성기업가, 혁신적인 여성경제인이 더욱 많이 배출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진다"며 "처음으로 개최되는 여성기업 주간 행사는 여성기업인이 진정한 우리 경제의 주체로 당당히 자리매김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실제 여성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의 40%에 달한다.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여성기업 수는 2018년 대비 4.4% 증가한 277만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 300만 여성기업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여성기업의 창업도 활발하다. 여성 창업은 2017년 58만5737개에서 2021년 66만616개로 5년간 약 8만개 증가했다. 연평균 3.1%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김슬아 대표가 창업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 마켓컬리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 기업) 대열에 올라서면서 여성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여성 창업가들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서비스를 들고와 시장의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 늘었다. 이들의 도전은 시장에 새로운 경제적 가치가 생겨나는 결과로 남고 인력 채용이 늘어나면서 경제가 선순환되는 효과를 본다. 여성 창업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다만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창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실제 여성 기업인들은 창업 이후 사업 역량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사회적 인식이나 남성 위주로 구성된 '인맥'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더 많았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일반 사회생활에서는 성취하지 못할 일들을 창업을 통해 얻은 게 더 많다고 했다. 창업을 통해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성 창업 이후 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출산과 육아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여성창업 정책 대전환'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김상준 이화여대 교수도 “창업은 전통적 사회구조를 뛰어넘을 중요한 기회다. 동시에 조직이 주는 사회안전망을 포기해야 하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