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IPEF 정상회의 참석… "역내 국가 공동번영 위해서"
中 "용두사미로 끝날 것" 강력 반발… 대통령실, 일단 '관망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워크'(IPEF)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중외교'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오후 일본에서 열린 IPEF 출범 선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 전 세계는 팬데믹, 공급망의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글로벌 국가 간의 연대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역내 국가의 공동번영을 위한 IPEF의 출범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역내 동맹, 파트너 국가를 규합해 출범하는 경제 협의체다.
무역, 공급망,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 조세·반부패 등의 4개 의제에 역내 국가들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크게는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IPEF 참여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IPEF를 통한 양국간 '긴밀한 협력'에 공감하며 참여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전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IPEF는 FTA(자유무역협정) 처럼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 통상 협상이 아니고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제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것이고 룰을 만드는 과정에 우리가 빠진다면 국익에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급망 교란 등으로 국제경제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규범 형성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국익을 도모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IPEF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것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공조한다는 외교적 함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IPEF 참여 의사를 밝힌 직후 "미국이 중국의 주변 환경을 바꾸겠다고 하는 목적은 중국 포위에 있다"면서 IPEF를 "분열과 대항을 만드는 도모"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23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은 성대한 시작과 달리 IPEF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이익이 없다는 비판과 동남아 국가들의 미온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박근혜 정부때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가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6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발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보복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반발에 대통령실은 우선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우려는 이해한다"면서도 "이에 대한 입장을 당장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간 대통령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적 보복 등 관련 우려에 대해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해왔다. 중국의 경제보복 등이 예상되는 데 대해서는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일들은 다 복합적, 중첩적이기 때문에 직접 설명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중국하고 여러 가지 협력하는 일도 많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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