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M&A 역량 집중…신규항공사 진입 설득
대한항공, 아시아나 M&A 역량 집중…신규항공사 진입 설득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5.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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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결합 심사 자문사 선임비 350억
요청 자료 수차례 제출…긍정적 결과 기대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필수 요건인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경쟁제한성 완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신규 진입 항공사 유치에 나서며 가용할 수 있는 전사 자원을 총 동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결합 조건부 승인을 받은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등 6개국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필수신고국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호주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조속을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해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해외 경쟁당국 심사 진행 현황을 총괄하는 글로벌 로펌 3개사, 각 개별국 심사에 대응하기 위해 로컬 로펌 8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경제분석업체 3개사, 협상전략 수립과 정무적 접근을 위한 전문 자문사 2개사와 손잡고 각 경쟁당국 요구에 적극 대응 중이다.

올해 3월까지 기업결합 심사 관련 자문사 선임 비용만 350억원 수준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각 경쟁당국에 제공한 자료는 수십만 쪽에 달한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각 경쟁당국과 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에 지난해 1월 설명 자료를 제출하고 그해 3월 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신고서 제출 한 달 후 ‘세컨드 리퀘스트(Second Request)’ 규정에 따라 경쟁당국이 요구하는 합병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미국 심사는 자료 제출을 통한 승인 또는 시정조치 계획 제출을 통한 승인 절차 중 하나만 진행하면 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경쟁당국의 강화된 심사 기조를 고려해 두 가지를 동시 진행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은 세컨드 리퀘스트 자료 제출과 신규 항공사 제시를 함께 진행한다.

EU 심사의 경우 지난해 1월 기업결합 배경과 취지 등을 설명하는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했다. 현재는 정식 신고서 제출 전 심사 기간 단축을 위한 자료 제출과 시정 조치안에 대한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중국에는 지난해 1월 신고서 제출 후 10여차례 걸쳐 보충 자료를 냈다. 중국의 경우 심사 시한 종료에 따라 결합신고 철회 후 재신고하는 절차도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심사 시한 종료에 따라 결합신고 철회 후 재신고는 중국 당국의 심의 절차상 정상적 과정”이라며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당시에도 동일한 절차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에 지난해 1월 설명자료,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 제출 등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본 경쟁당국이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의 자체 경제 분석, 시장조사에 따라 대응 자료를 추가 제출하고 있다.

영국에는 지난해 3월 사전협의 절차 개시 후 4차례, 호주에는 지난해 4월 신고서 제출 이후 3차례에 걸쳐 요청자료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 EU, 영국, 호주 경쟁당국이 요구하는 신규 항공사 진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결합 이전과 비슷한 경쟁 환경을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에는 세컨드 리퀘스트 자료 제출과 신규 항공사 제시를 동시 진행하며 심사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국내·외 항공사를 신규 항공사로 유치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이 직접 해외 현지를 방문, 협력관계가 없던 경쟁사들에게도 신규 진입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항공사들이 신규 시장 진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정상화 △연관 일자리 유지·확대 대한민국 산업·물류 경쟁력 제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항공 산업은 연관 산업을 포함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3.4%(54조원)를 차지한다. 연관 일자리가 84만개에 달하는 국가기간산업이다.

현재 2개 이상의 대형항공사(FSC)를 운영하는 국가는 인구 1억명 이상이면서 국내선 항공시장 규모가 자국 항공시장의 50% 이상이거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크다.

이러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에서는 2개의 FSC가 동시 생존하는 것이 불가능해 이번 인수통합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한항공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양사가 결합하면 비용 절감을 통한 운임의 합리화, 여객·화물 일정 다양화를 통한 선택의 폭 확대, 투자 여력 확대에 따른 신규 취항지 증가, 화물 터미널 통합을 통한 물류 흐름 개선 등 소비자 편익이 대폭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금 더디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항공은 혼신의 힘을 다 해 각국 경쟁당국의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승인을 이끌어내는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통합을 굳건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