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개월 치 재고 보유, 하반기 계약물량 원활
가격불안 심리 완화, 업계 할당관세 지원책 마련
정부는 최근 ‘식용유 대란’과 관련해 실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 제한을 하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제한 등의 영향으로 가격상승을 우려한 일부 가수요가 발생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업계와 가격 불안심리에 따른 선구매 상황을 완화하도록 함께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국내 식용유 공급사와 식품산업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식용유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 참석한 기업은 CJ제일제당과 롯데푸드, 사조대림, 농심, 오뚜기다.
국내 식용유 연간 소비량은 대두유 약 60만톤(t), 팜유 20만t을 포함한 114만여t 수준이다. 국내에선 20만t 정도 생산을 한다. 나머지 90만t은 수입 후 정제과정을 거쳐 유통된다. 식용유 공급사들은 최대 4개월가량의 재고를 보유한 상황이다.
공급사들은 현재 업소용·가정용 사용량이 가장 많은 대두유(약 40만t)는 주로 미국과 아르헨티나로부터 수입하고, 원재료인 대두 도입도 원활해 수급에는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팜유 역시 주로 말레이시아산을 사용하는 만큼 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기존 재고 외에도 5~6월 평년 평균 사용량인 3만3000여t과 하반기 이후 공급물량도 계약대로 정상 도입할 방침이다.
이 외에 가정용과 치킨 프랜차이즈에 주로 사용되는 카놀라유와 올리브유도 차질 없이 수입되고, 해바라기씨유는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등 대체 공급선을 확보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기준 해바라기씨유의 국내 사용량은 전체 식용유 수입량의 4% 남짓이다.
이처럼 식용유 전반으로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사재기 등 가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실제 라면·제과·제빵을 포함한 식품공장용 물량과 1리터(ℓ) 이하 가정용 소포장 물량은 예년에 비해 수요업체 발주량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업소용 캔식용유(18ℓ)와 가정용 대용량(1.8ℓ) 주문량만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공급사들은 “일부 가수요만 진정되면 소비자들의 식용유 구입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재 식용유 공급가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식용유 공급문제는 중소 외식업체·소상공인의 생계안정과 직결되는 만큼 기업과 적극 협력해 수급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가격불안 심리를 완화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당분간 민관 수급 점검을 주 1회 이상 정례화하고, 수급정보 제공 등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식용유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업계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관련 품목의 할당관세 등 지원책도 추진한다.
한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 쿠팡 등 일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사재기 여파로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제한했고, SSG닷컴 등 이(e)커머스에서는 일부 제품의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