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이산'과 톱2 구도…"수년 내 역전"
신동원 농심 회장은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한층 강화된 생산능력을 앞세워 현지에서 일본을 꺾고 1위 라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농심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제2공장 준공식을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준공식에 참석한 신동원 회장은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이라며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No.1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고 말했다.
농심의 미국 제2공장은 현지 첫 생산기지인 LA공장(1공장) 바로 인근에 위치했다. 규모는 8100여평(2만6800제곱미터, ㎡)으로 생산시설은 용기면 2개, 봉지면 1개 라인을 갖췄다. 모두 고속라인으로 설치됐으며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북미시장에서 인기 높은 제품 위주로 생산한다.
그간 LA공장에서는 연간 5억개 수준의 라면이 생산됐다. 농심은 제2공장 가동으로 미국에서만 총 8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농심이 제2공장을 조성하게 된 이유는 현지 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있다. 실제 농심은 지난해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한 3억9500만달러(약 5000억원)라는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LA공장 가동 첫 해인 2005년 4170만달러(528억원)과 비교하면 16년 새 9.5배 증가했다. 지난해 농심의 글로벌 매출 신기록을 경신한 것은 미주시장의 대폭적인 성장 덕분이다.
농심은 제2공장 가동으로 수년 내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시장 점유율(2020년)은 23.3%로 토요스이산(49.0%)에 이어 2위다. 3위는 일본 닛신(17.9%)이다.
농심은 2017년 점유율 20.4%로 닛신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톱(Top)2에 오른 후 점유율을 꾸준히 높였다. 앞으로 1·2공장을 통해 2025년까지 미국 매출 8억달러(1조127억원)를 달성하고 나아가 1위 역전도 충분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농심은 멕시코를 중심으로 중남미 시장 진출도 강화한다. 국민 다수가 매운 맛을 즐기는 멕시코의 라면시장 규모는 약 4억달러(4905억원)다. 이를 위해 최근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