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현대자동차를 밀어내고 자산총액 기준 재계 서열 2위에 올라섰다. 현대차는 3위로 밀려났다. 5대 그룹 내 순위 변동은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정하는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서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현대차(257조8450억원)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삼성(483조9190억원)이 유지했다.

SK와 현대차 두 기업 간 순위 변동은 지난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SK가 2위에 올라선 배경에는 반도체 매출액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으로 SK하이닉스 자산이 20조9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와 함께 SK온, SK어스온, SK멀티유틸리티 분할 설립에 따른 7조9000억원의 자산 증가와 석유 사업 영업환경 개선 등에 따른 SK이노베이션, 산하 자회사 자산 6조2000억원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정보통신기술(IT) 주력집단은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대비 자산총액과 기업 순위가 상승했다.

카카오는 자산총액이 지난해 19조9520억원에서 올해 32조2160억원으로 증가하며 기업 순위가 18위에서 15위로 세계단 올랐다. 카카오의 순위 상승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자금 유입 등 영향이 컸다.

네이버는 자산총액이 지난해 13조5840억원에서 19조2200억원으로 늘어 기업 순위가 27위에서 22위로 올랐다. 순위 급등 요인으로 서치 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영업활동 이익잉여금 증가와 주요 계열사 유상증자 등이 꼽혔다. 넷마블은 글로벌 소셜 카지노 개발사 스핀엑스 인수 등으로 전년대비 한 단계 높은 35위를기록했다.

해운 주력집단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HMM은 자산총액이 지난해 8조7890억원에서 올해 17조767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해 48위에서 25위로 급상승했다. SM, 장금상선도 자산총액이 각각 10조5450억원(38위)에서 13조6630억원(34위), 6조2630억원(58위)에서 9조3340억원(50위)으로 증가했다.

건설 주력집단들도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합병 등으로 자산총액이 9조2070억원에서 20조292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하고 순위도 47위에서 20위로 20단계 이상 상승했다. 호반건설도 대한전선 지분 취득에 따른 계열편입 등으로 자산총액이 10조6980억원에서 13조7840억원으로 증가해 순위가 37위에서 33위로 4계단 상승했다.

대기업집단 자산총액은 코로나19 확산에도 경제활동 재개 등 영향으로 전년대비 증가하고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대비 281조3000억원 증가한 2617조7000억원이었다.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대비 306조6000억원 증가한 2421조1000억원이었다.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한 집단은 47위에서 20위로 상승한 중흥건설이었다. 이어 48위에서 25위를 기록한 HMM, 69위에서 57위로 오른 엠디엠 순이었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대기업집단 부채비율은 전년대비 1.0%포인트(p) 증가한 76.3%였다. 부채비율은 대우조선해양(296.4%p), 중흥건설(51.1%p), 금호아시아나(46.0%p) 순으로 많았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1.5%(289조2000억원) 증가한 16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삼성으로 45조4000억원 늘었다. 가장 많은 감소세를 보인 곳은 두산으로 4조8000억원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89.2%(82조3000억원) 증가한 125조8000억원이었다. 순이익 증가액은 삼성(19조5000억원), SK(8조6000억원), HMM(5조3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는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OK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 8곳이 신규 지정됐다. 지정에서 제외된 곳은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등 3곳이다.

공정위는 다음달 1일자로 76개 기업집단에 대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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