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재임 당시 노조탄압·교비횡령 등으로 벌금 1000만원 형을 선고받은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한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박철 전 한국외대 총장은 지난 2005년 단체협약을 선제적으로 해지하고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와 해고를 잇따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패소비용 약 12억원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마련된 교비 회계에서 지출해 논란이 됐다.
박 전 총장은 해당 과정에서 본인의 노조 파괴·탄압 행위를 변호하고자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을 선임하고, '창조컨설팅'을 고용했다. 이후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를 한국외대 로스쿨 겸임교수로 임명했다.
박 전 총장은 업무상 횡령·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박 전 총장의 항소를 기각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이런 박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앉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등 학내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며 "그러나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 있던 한국외대 측은 오히려 학생회 대표자들을 '업무방해 및 학교질서 혼란 야기', '학교의 명예 실추' 등으로 징계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총장 시절 교수협의회에 서신을 통해 '전임총장의 교비횡령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총장 업무수행 상 학교법인을 위한 변호사 비용으로 불가피하게 교비를 일시 지출한 데서 비롯된 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 의원은 "교비 횡령으로 1심, 2심 및 대법원 재판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된 전 총장을 학생과 교직원들이 반대하는데도 명예교수로 임명 강행한 그 이유를 묻고 싶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적 대화를 탄압하고 교비를 횡령한 사학 인사를 옹호했던 후보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맹공했따.
그러면서 "이번 교육부 장관 인사를 통해 비리사학을 운영하며 각종 전횡으로 퇴출당한 임원들이 조용히복귀하진 않을지 우려된다"며 "김 후보자는 대학의 노조 탄압과 총장의 교비 횡령, 그리고 비리 사학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