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전지소재사업단 신설…그린 신사업 매출 12조 제시
산업계 '융합'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정통 사업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기업들은 협력과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살기 위한 미래 생존법이다. <신아일보>는 2021년 진행한 업종별 ‘융합시리즈’ 2탄을 마련, ‘살길은융합’ 연중기획편을 올해 다시 이어간다. 기업별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보는 시간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화학업종 CEO를 파헤친다. <편집자 주>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이 신사업을 쥐고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급변하는 석유화학산업 펀더멘탈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2030년 매출 5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소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
김 부회장은 롯데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84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 대표로 글로벌 화학사업을 이끌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 사장을 맡고 2019년 롯데그룹 화학 비즈니스 유닛(BU)장을 역임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의 승진은 앞으로 그룹 차원에서 석유화학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복안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오랜 글로벌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 실행, 상반기 대산 HPC 상업 생산 등을 추진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간 매출 17조8052억원, 영업이익 1조535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45.7%, 330.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4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4% 급증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김 부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 부회장은 수소, 배터리, 바이오 사업 등 신사업 발굴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이 일환으로 최근 ‘수소에너지사업단’과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했다.
수소에너지사업단은 해외 암모니아 확보‧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소 생산‧운송‧유통‧활용 전 과정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한다. 김 부회장은 해외 생산 블루·그린 암모니아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총 120만톤(t) 청정수소를 국내에 공급하게 된다.
전지소재사업단은 배터리 소재 사업 역량 집중을 통한 산업 내 입지 강화‧고부가 소재사업 추가 진출을 모색한다. 친환경차 수요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비해 ‘전기차-배터리–소재’로 이어지는 공급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회장은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 롯데그룹 화학군 배터리 소재에 직‧간접 투자를 진두지휘 해왔다.
이와 함께 김 부회장은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단’ 신설을 추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두 사업단을 기반으로 2030년 그린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2030년 스페셜티 소재 분야 매출 18조원, 기존 전통 석유화학 사업에서 매출 20조원을 올린다는 포부다.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2022 CEO IR데이’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그린 신사업 진출을 통해 지속성장 체계를 구축,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