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에 2700선 밑돌아…분위기 전환 기대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기업의 공모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적절한 가치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계산에서다.
다만, 올 하반기 IPO 대기 중인 현대오일뱅크, 마켓컬리, SK쉴더스 등 대어급 기업을 중심으로 위축됐던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활황이던 IPO 시장은 증시 부진으로 침체돼 왔다. 지난해 1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2600~2700선을 오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거래소의 깐깐한 상장 심사도 IPO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통과까지 45영업일이 걸린다.
하지만 연초 단행된 정기 인사로 담당 심사역 구성에 변동이 생기면서 심사 기간이 길어진 데다 계속되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심사는 강화되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자 IPO를 준비했던 기업들도 증시 입성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올해 IPO 대어로 꼽힌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으며 IPO 일정을 철회했다. 같은 달 파인메딕스와 한국의약연구소도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IPO를 철회했다.
지난 2월엔 대명에너지, 퓨쳐메디신이 중단을 결정했고 지난달엔 보로노이도 비슷한 이유로 IPO를 철회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대어급이 몰려오는 올 하반기 IPO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IPO를 대기하는 기업들 중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의 곳은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쏘카, 컬리(마켓컬리), SSG닷컴 등이 있다.
SK쉴더스, 원스토어는 오는 5월 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SK쉴더스는 5월 3~4일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9~10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원스토어는 4월 25~26일 수요예측을 거쳐 5월 2~3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한 현대오일뱅크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지분투자를 체결하면서 프리IPO를 통해 8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같은 달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기업가치로 3~5조원을 평가받고 있다. 쏘카는 지난 1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추진 중인 컬리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프리IPO 자금 2500억원을 유치하면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말 상장을 공식화한 SSG닷컴은 상장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분위기를 충분히 살핀 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IPO를 시도하는 기업들도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다만 이런 악재들은 선반영 된 부분이 있고, 올 하반기 상장을 대기 중인 대어급 기업들이 예고돼 있어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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