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KT OTT 시즌 부진, CJ 티빙과 플랫폼 통합 진행 전망"
KT의 ‘시즌(Seezn)’과 CJ ENM의 ‘티빙’ 통합 추진이 예상된다. CJ ENM이 최근 KT의 자회사 지분을 취득, 콘텐츠·IP(지식재산권)를 활용하는 동맹을 맺었지만 향후 추가 협력확대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부진한 KT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시즌이 CJ ENM OTT 티빙에 통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자회사 KT스튜디오를 중심으로 CJ ENM과 콘텐츠·미디어 관련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CJ ENM은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매 편성한다.
또 양사는 KT스튜디오지니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글로벌 수준의 콘텐츠를 공동 제작·유통키로 했다. 아울러 음원사업 협력 △실감미디어 사업을 위한 공동펀드 조성 △사업협력위원회 구성 등을 추진한다.
KT와 CJ ENM은 이번 협력을 통해 콘텐츠 분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제작이 강점인 CJ ENM은 KT가 보유한 원천 IP인 케이툰, 블라이스, 밀리의 서재 등을 활용가능하다. 또 KT는 CJ ENM의 플랫폼인 tvN, OCN, 티빙 등으로 콘텐츠를 유통하고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동맹은 콘텐츠 분야에 제한됐다. 2년 전 지분 맞교환식으로 결성된 CJ ENM과 네이버 간의 혈맹과 달리 KT의 CJ ENM 측 지분취득은 없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0년 CJ(CJ ENM·스튜디오드래곤·CJ대한통운)와 6000억원 규모 주식을 교환했고 지난해엔 티빙에 투자하며 OTT사업에 간접 진출했다.
일각에선 KT가 CJ ENM과 OTT 사업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국내 최대사업자지만 OTT 분야에선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T 시즌 가입자 수는 현재 약 100만명으로 티빙(23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KT OTT사업의 구조적인 문제 탓이기도 하다.
OTT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선 독점 제공 가능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난해 출범한 KT 시즌은 자체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KT는 KT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방대한 콘텐츠 유통채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경우 KT 시즌에서만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사라진다. 반면 CJ ENM은 올해 티빙에만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OTT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회재·이지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CJ ENM이 KT에 지분투자 하는 형태지만 궁극적으로 양사 간 플랫폼 통합까지도 진행될 전망”이라며 “CJ ENM에게 티빙의 확장전략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