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칩 성능부진…소프트웨어 방식엔 한계 지적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성능제한 사태에 사과와 함께 대책을 내놨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성능제한을 해제할 경우 발열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AP 칩셋의 발열에서 시작된 만큼 삼성 엑시노스의 부진이 아쉽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에 GOS(게임최적화서비스) 적용을 해제하고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경우 본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유튜버가 공개한 영상에선 갤럭시S22로 초고사양 게임 ‘원신’을 20여분간 실행한 결과 GOS가 적용됐을 때 후면온도는 38도로 조사됐다. 반면 GOS가 적용되지 않았을 때는 46.5도까지 올랐다. 사람 피부는 40~50도 열에 장시간 접촉할 경우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다.
GOS(게임최적화서비스)는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이 실행될 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을 조절해 발열 등 과부하를 막는 앱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S7 시리즈부터 GOS를 탑재했지만 우회적으로 GOS를 비활성화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갤럭시S22 시리즈를 출시하며 GOS 비활성화 방식을 차단했고 성능 제한 폭도 크게 늘렸다. 특히 GOS는 성능측정 앱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의도적으로 성능을 속였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적정한도까지 제한해 발열을 잡아 일관성 있는 성능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최상의 성능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업데이트 했다”고 해명했다. 또 “CPU·GPU 클럭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제어 알고리즘으로 최적화 해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며 “사용자 안전에 문제가 없더록 발열방지 기능은 지속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드웨어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로 성능과 발열문제를 둘 다 해소하긴 힘들다. GOS 제한을 해제한다 해도 발열방지 기능을 강화하면 성능제한 논란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
한 소비자는 “발열 문제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로 해결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로 발열을 잡을 경우 최고성능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한 엑시노스 칩의 성능부진이 아쉽다는 평가다. 엑시노스가 성능만 받쳐줬다면 퀄컴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퀄컴과 자사 AP를 병행채택 중이지만 지난 2015년 퀄컴 스냅드래곤810의 발열문제로 갤럭시S6 시리즈에 전량 엑시노스 7을 탑재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갤럭시S22 시리즈에 채택된 엑시노스2200는 스냅드래곤 8 GEN1에 비해 성능과 안전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해외 리뷰 전문 트위터리안 ‘골든리뷰어(Golden Reviewer)’에 따르면, 삼성 엑시노스 칩과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한 갤럭시S22 울트라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엑시노스 버전이 앱 동작속도, S펜 지연속도 등에서 스냅드래곤 버전보다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GOS를 해제한 상태에서 게임 ‘원신’을 10분간 실행 후 최대온도를 측정한 결과 엑시노스 버전(44도)이 스냅드래곤(47도)보다 3도가량 낮았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