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에 판정 제소·IOC 항의… 쇼트트랙 9일 금빛 재가동
쇼트트랙 강국 한국 대표팀이 중국 편파판정에 눈물을 삼켰다.
대한체육회는 8일 오전 선수단장의 긴급회견을 열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준결승 판정에 대해 제소하는 한편 토마스 바흐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하기로 했다.
윤홍근 한국 선수단장은 “IOC 위원인 이기흥 체육회 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을 통해 바흐 위원장과의 즉석 면담을 요청해놨다. 이런 부당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가 각각 1위, 2위로 들어오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탈락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황대헌은 1조 1레인에서 출발, 3번째로 달리다 4바퀴를 남겨두고 중국 선수 2명을 추월했다. 페이스를 유지한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넘었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황대헌이 추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이 늦었다며 실격 처리되는 페널티 판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황대헌 뒤를 달리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다.
이준서도 실격 판정을 받았다. 2조 1레인에서 출발한 이준서는 4번째로 달리다 4바퀴를 남기고 3번째로 올라섰다. 2바퀴를 남기고서는 2번째로 치고 들어가 경합했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준서는 2위로 결승 진출을 거머쥐었다.
기쁨도 잠시, 주심은 비디오 판독으로 이준서가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며 실격 처리했다. 이준서가 탈락하면서 역시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나갔다.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한 편파판정에 여론은 “중국을 위한 경기”라며 들끓었다.
한국은 쇼트트랙 세계 최강국이다. 쇼트트랙은 주력도 중요하지만 코너링, 추월, 몸싸움 등 기술이 필요한 종목이다. 빙질의 운도 따라야 한다. 주력과 기술의 합작이 뛰어난 한국은 그간 국제무대에서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며 쇼트트랙 종목 메달을 휩쓸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출전까지 난관을 겪었다. 대표적인 게 심석희 논란이다. 쇼트트랙 간판스타인 심석희는 동료 욕설 및 비방으로 지난해 12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이번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하며 기량을 보인 김지유는 발목 부상으로 제외됐다. 선수들은 감독도 없이 코치만 4명인 상태로 올림픽을 치러야 했다.
한국은 이런 악재에 이전과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획득해 종합 15위를 달성한다는 작은 목표를 세웠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서 금빛 물결이 기대됐으나 그나마도 당혹스러운 결과를 보게 됐다.
노메달 위기보다 무대를 위해 4년간 고생한 선수들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 됐다는 점이 아쉬움을 더 크게 한다.
한국은 7일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노메달 충격을 딛고 다시 도전한다. 9일 남자 1500m 예선과 결승, 여자 1000m 준준결승,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이 열린다. 남자 경기에는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