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미래' 7번, 임정배 '사고' 9번, 신동원 '고객' 8번
위기 속 변화 꾀하면서 미래 경쟁력·지속가능성 제고 의지
식품업계는 올해 ‘성장’과 ‘혁신’, ‘사람’에 초점을 맞춰 경영성과를 낼 전망이다. CJ와 대상, 농심, SPC, 풀무원, 아워홈 등 식품기업 수장들은 2022년 임인년을 맞아 신년 메시지를 전파한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와 원·부자재 비용 상승 등의 위기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미래 경쟁력을 쌓겠단 포부를 밝혔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식품기업들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올해 추진할 경영 전반의 방향을 드러냈다. 메시지에선 성장과 혁신, 미래, 인재, 고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키워드(열쇳말)가 공통적으로 자주 언급됐다. 이는 시장의 니즈(Needs)를 빠르게 읽고 신사업 등 변화를 꾀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을 주력으로 하는 CJ의 손경식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과 ‘변화’, ‘혁신’, ‘인재’를 자주 언급했다. 미래와 성장이란 표현은 14번(중복 포함), 변화와 혁신은 6번 반복됐다. 인재도 3번 나왔다.
손 회장은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냉엄한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CJ의 ‘대변혁’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미래 혁신성장 달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오너인 이재현 회장이 그룹의 중기비전 실현을 위해 4대 미래성장 엔진으로 꼽은 문화(Culture)와 플랫폼(Platform), 건강(Wellnes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제시한 것과 맥락이 맞닿는다. 당시 이 회장은 “초격차 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주도할 최고 인재들을 위해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상의 임정배 대표는 신년메시지에서 성장을 12번 언급했다. ‘사고(思考)’란 표현도 9번을 쓰며 임직원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강조했다. 임 대표는 특히 미국의 컨설턴트 팀 허슨이 얘기한 ‘재생적 사고와 생산적 사고’를 인용하며 획기적인 변화를 이끄는 생산적 사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임 대표는 “생산적 사고는 안전한 길에 안주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을 이루게 한다”며 이미 알려진 걸 다듬는 재생적 사고의 덫에 갇히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미래와 성장을 10번, 고객을 8번 언급했다.
신 회장은 “2022년은 고객을 생각하며 미래를 꿈꾸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고객 가치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선 단기성과에 치중하기보단 중장기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사업인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을 세밀하게 가다듬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영인 SPC 회장은 혁신과 함께 ‘초격차’와 ‘ESG’를 올해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허 회장은 글로벌 수준의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과감한 기업문화 혁신, 프랜차이즈 ESG 경영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했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는 전사적으로 힘을 쏟는 ESG와 식물성 식품사업에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성’으로 성장하겠단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총괄 대표는 지속가능과 미래지향, 혁신, ESG 표현을 반복 언급하면서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취임해 적자였던 아워홈을 흑자 경영으로 바꾼 구지은 부회장은 혁신과 쇄신, 현장, 고객이란 표현을 자주 쓰며 단체급식·식자재 시장에서 1위 탈환을 다짐했다.
오뚜기와 롯데칠성음료는 대외적으로 신년 메세지를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임직원에게 ‘변화’를 강조하며 식품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력을,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음료·주류 모두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