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향·금실·죽향·매향 등 18종 유통…수출액 15년 새 12배 급증
딸기의 국산 품종 보급률은 15년 새 9%에서 96%로 10배를 웃돌고 수출도 1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딸기의 현주소를 숫자로 풀어보는 ‘숫자로 보는 한국 딸기’를 3일 발표했다.
국산 딸기의 품종 보급률은 2021년 9월 기준 9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여 년 전인 2005년만 하더라도 장희 등 일본산 품종에 밀려 9.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설향과 매향, 금실 등 다양한 국산 품종이 개발·보급되기 시작하면서 2010년엔 61.1%로 외국산 품종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후 2015년엔 90%를 돌파했다.
시중에 유통·판매되는 국산 딸기 품종은 총 18개다. 충남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설향’의 경우 시장점유율 84.5%를 차지한다. 설향은 평균 당도 10.4브릭스(Bx)에 과실이 크고 수량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흰가루병에 강하고 과즙도 풍부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선호하는 품종으로 꼽힌다.
점유율 2위인 ‘금실’은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평균 당도는 11.4브릭스로 열매가 단단해 내수와 수출 모두 가능한 품종으로 평가 받으며 최근 들어 재배가 늘고 있다. 이어 3위는 12.8브릭스의 고당도를 자랑하는 ‘죽향’, 4위는 수출용으로 재배되는 ‘매향’이다.
현재 국내 딸기 재배면적은 5683헥타르(㏊), 생산액은 1조2270억원 규모다. 2005년 6457억원에 불과했던 딸기 생산액은 15년 새 1.9배 늘었다. 이는 전체 채소 생산액(약 11조2000억원)의 10.9%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채소작물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딸기는 이전에 토양 중심으로 재배됐으나 이젠 수경재배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10년 전 토양재배와 수경재배 비율은 97.4%대 2.6%로 토양재배가 압도적이었으나 현재 토양재배 64.5%, 수경재배 35.5%로 변화됐다.
딸기는 대표적인 K-푸드로도 성장했다. 2020년 기준 딸기 수출량은 4823톤(t), 금액 기준 5374만7000달러(약 638억원)를 기록했다. 2005년 당시 수출액은 440만6000달러(약 52억원)로 15년 새 12배 이상 급증했다.
해외에 수출되는 딸기 품종에는 금실과 매향 등이 있다. 한국산 딸기는 홍콩과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한편 농진청은 2006년 딸기연구사업단을 출범하고 전국의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딸기 우량품종 개발·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우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은 “당도와 경도가 우수하고 저온기 기형과 발생이 적은 딸기 신품종을 육성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농민들이 품질 좋은 딸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재배지침을 보급해 딸기 신품종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