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는 내년 1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해 내린 결정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완성차업계는 내년 1월부터 중고차 사업을 위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고차판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지난 2019년 초 만료됐다. 현재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 진입에는 법적 제한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기존 중고차 매매상들이 이 업종을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중소벤처기업부에 신청한 점을 고려해 지난 3년간 시장 진입을 자제하면서 중고차 매매상들과 상생협력 방안을 찾았지만 이견으로 방안을 못 찾은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완성차업체들은 소비자단체 등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진입 요구와 최근 글로벌 업체 간 경쟁범위가 자동차 생애 전주기로 확대되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중고차 시장 진출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오늘 이러한 선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언으로 현대자동차·기아 등 완성차 업계는 내년 1월부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에 나선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업체 등록만 하면 완성차 업체도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앞서 중기부는 연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하루빨리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 심의위원회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관련업계는 현대차·기아도 이전부터 꾸준히 중고차 사업을 준비해 내년부터 인증 중고차를 곧장 판매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기부가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 완성차업계는 다시 철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계의 이날 선언은 중기부에 결론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의 “완성차업체들은 오늘의 시장진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중기부의 향후 심의절차를 존중할 것”이라며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가 이뤄져 결과가 나온다면 그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