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확대, 프리IPO 착수…탈탄소 전략 가속화
SK그룹의 배터리 사업 대규모 투자는 속도가 붙게 됐다. 최태원 SK 회장 친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SK온 수장에 오르면서 오너가의 신속한 결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은 지난 17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각자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SK온의 시계추는 빨라진다.
최 부회장이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이 아닌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 신임대표를 맡은 건 상징적이다. SK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세를 확장하겠다는 본격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하게 된다. 최 부회장은 성장전략·글로벌 네트워킹을 맡는다.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한다. 이사회 의장직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그대로 맡게 됐다.
최 부회장은 횡령배임 혐의 실형 확정으로 취업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그룹 내 주요 배터리 현안을 직접 챙겨왔다.
최 부회장은 배터리 수주물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9월 미국 완성차 포드와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를 세우고 13조원 규모 배터리생산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SK온은 이 중 5조1000억원을 블루오벌SK 배터리생산 공장 건설에 투자한다.
SK온은 현재 전 세계 생산거점에 연간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SK온은 2023년에는 85GWh, 2025년에는 22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역할은 그만큼 중요해진 셈이다. 최 부회장은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와 더불어 △서비스형 배터리(바스, BaaS) 플랫폼 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봇 등 배터리 공급 시장 확대도 추진한다.
최 부회장은 최근 발표한 3조원 규모의 SK온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 유치) 절차도 원활하게 착수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SK온 관계자는 “그룹 대주주기도 한 최 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