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요소수 대란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요소수 가격 폭등과 품귀 현상으로, 건설기계를 운영하지 못해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주장이다. 건설기계가 멈추면 전국 건설 현장이 차질을 빚는 만큼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은 9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건설기계 요소수 폭등사태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설노조는 이날 건설기계에 사용되는 요소수 가격 폭등과 물량 품귀 현상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요소수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정화하는 SCR(선택적 촉매 감소 기술)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국내산 요소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한 요소로 만드는데, 중국 정부가 요소의 원료가 되는 석탄 부족을 이유로 요소 생산과 수출을 통제하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이영철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은 "건설기계는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장비"라며 "요소수 대란 상황에서 건설기계 운영자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서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실제 건설기계를 보유 중인 조합원들이 참여해 현 상황을 토로했다. 이들은 요소수가 부족하고,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건설기계가 멈추면 건설 현장과 노동자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봉현 건설노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레미콘 노동자는 "요소수 판매업체들로부터 10월부터 대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부는 노동자들보다 이를 빨리 간파했을 것"이라며 "정부를 믿었기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레미콘 기사들 입장에서는 각자 보유 중인 요소수를 공유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탁상행정이 아닌, 실질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재관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기계지부 펌프카 노동자도 "건설기계는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며 "건설 현장 장비들이 멈춘다면, 수백만 건설 노동자들의 생계도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빠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