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미국 현지 150GWh 생산 규모 달성
삼성, 스텔란티스 합작사 미국 진출 첫걸음
LG·SK·삼성은 미국 완성차 업계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잇따라 선언한 가운데, 북미 시장에서의 시장 확장전을 본격화한다. 미국 완성차 업체 1위와 2위인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미국 합작 공장을 설립했고, 3위 스텔란티스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손을 잡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미 배터리 시장은 국내 배터리 3사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미국 진출이 가장 빠른 건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완성차 GM과의 합작회사 ‘얼티엄 셀즈’를 통해 현재 오하이오주에 생산능력 70G기가와트시(GWh) 규모 1·2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에 이어 스텔란티스와 합작사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연간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공장은 오는 2022년 착공해 2024년 1분기 가동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부지 선정을 위한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며 “한국-북미-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글로벌 5개 생산체제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의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테네시·켄터키주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각각 5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블루오벌SK 테네시·켄터키주 합작공장 생산 규모는 129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미 시장 배터리 선두 기업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운영하는 조지아 1·2공장 두 곳을 더해 미국에서만 약 150GWh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GWh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삼성SDI도 19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며 미국 진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7월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삼성SDI의 이번 결정은 오는 2025년 미국서 발효되는 신북미자유협정(USMCA)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신북미자유협정은 2025년 7월부터 전체 자동차 부품·소재에 대한 자국 내 생산 비율이 75% 이상인 완성차에게만 관세 면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게 골자다.
삼성SDI로선 신북미자유협정이 발효되는 2025년 전까지 미국 내 생산 체제를 안정화해야 한다. 배터리 공장 건설은 통상적으로 부지 검토, 공사 기간까지 통상적으로 약 2∼3년이 소요된다. 실제 납품이 가능해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삼성SDI의 미국 진출은 늦어도 올해 안에는 결정지어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2025년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당초 계획처럼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검토해왔다”며 “현재 울산,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 삼각체제로 생산시설을 두고 있지만 여기에 미국 시장이 추가되며 사각체제로 글로벌 배터리셀 공장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열린 ‘EV데이’에서 “오는 2025년까지 총 130GWh 이상, 2030년에는 이를 2배 이상 늘린 260GWh까지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간 생산 규모, 부지 선정 등 합작사 설립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스텔란티스는 보유한 14개 브랜드에 적용할 배터리 캐파(CAPA, 생산역량)를 확충하기 위해 복수의 배터리사와 손을 잡게 됐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의 40GWh확보에 이어 삼성SDI와의 생산 규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의 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