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커지며 'CFD 서비스' 리스크 우려
증시 변동성 커지며 'CFD 서비스' 리스크 우려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0.0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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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투자 종목 가격 급락 시 반대매매 발생 가능성↑
CFD 거래량 증가 추세 가팔라…대규모 손실 가능성 경계
증권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사진=신아일보DB)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가 다양한 투자 니즈를 가진 전문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정 증거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큰 수익을 낼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따라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등 투자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과 같이 증시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CFD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투자 위험이 커질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겪으며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CFD 서비스로 인한 투자 위험도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CFD 서비스는 일정 비율의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고 팔아 그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현재 교보증권·키움증권·DB금융투자 등 국내 10개 증권사가 CFD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기존에는 최소 10%의 증거금으로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달 1일부터 CFD 증거금률 최저한도를 4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시행하면서 레버리지 효과는 최대 2.5배까지로 묶이게 됐다. 

하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CFD 서비스를 활용한 투자 역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지금처럼 증시가 크게 떨어질 경우, CFD 서비스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게 되면 대규모 반대매매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며 2900선 초반까지 급락한 데 따라, 지난달 30일 반대매매 규모는 316억원으로 한달 여 만에 다시 300억원대를 돌파했다. 

장효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증권사는 시장 마감 기준 종가로 보유포지션을 평가해 추가 증거금을 요구할 수 있고, 추가증거금 미납시 반대매매를 집행해 계약을 강제 청산할 수 있다"며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해 거래하는 경우 기초자산 가격 또는 시장 요인이 조금만 변해도 평가 금액은 크게 변해 투자 위험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CFD 투자자 수(단위: 명). (자료=김희곤·윤창현 의원실)
CFD 투자자 수(단위: 명). (자료=김희곤·윤창현 의원실)

CFD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더해질 수 있다.

김희곤·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FD 투자자 수는 2017년 61명, 2018년 176명에서 2019년 576명, 작년 2083명으로 급증했다. 2018년 말 7404억원이었던 CFD 계좌 잔액 역시 올해 5월 4조2442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증권사들은 CFD 서비스 수수료 인하를 통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삼성증권이 선제적으로 CFD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수준인 0.07%로 인하하기로 했고,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타 증권사들 역시 연내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서비스가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며, 최근 금융당국이 CFD 증거금률 최저한도를 상향 조정하면서 증시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문투자자들은 일반투자자와 달리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반대매매 발생이 매우 드물다"며 "게다가 금융당국이 증거금률 최저한도도 올리면서 CFD 서비스는 기존 증권사들이 제공하던 신용공여 서비스와 리스크 수준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CFD의 최저증거금률이 40%로 상향됐지만 다양한 투자 니즈를 가진 전문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CFD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 역시 계속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19년 금융당국이 전문투자자 요건을 완화한 이후, 전문투자자 숫자가 10배 가량 늘어나는 등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CFD 서비스는 롱·숏 포지션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신용거래나 대주거래보다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며 "추후 해외주식까지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어, CFD 서비스에 대한 투자자 니즈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홍민영 기자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