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으며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을 제정하고 이르면 올해 말부터 기업결합 심사 대상 확대와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감시를 강화한다.
기업결합 심사는 현행 규정상 자산·매출 등 회사 규모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규정대로라면 규모는 작지만 성장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 기업결합 심사를 피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를 인지해 콘텐츠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월간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인 회사를 6000억원 이상에 인수할 때 기업결합을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카카오를 향한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스타트업을 문어발식으로 인수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계열사는 현재 해외 법인을 포함해 158개(국내 118개)다. 지난 2017년에는 63개로 불과 4년 사이 2배 넘게 늘었다.
특히 카카오의 사업 확장은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를 비롯해 배달사업(카카오모빌리티), 골프(카카오VX), 미용실(카카오헤어샵) 등 골목상권에 집중돼 논란이 커졌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서둘러 배달 등 골목상권 사업에서 철수하고 소상공인상생기금을 5년간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상생방안을 발표하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싸늘한 반응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무한 확장 중인 카카오가 한두 개 사업을 접었다고 해서 골목상권 침탈 야욕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꼬리 자르기를 빌미로 대리운전과 헤어샵 등 본격적으로 침탈 중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카카오가 언급한 3000억원도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없으며 무엇보다 골목상권 무한 침탈의 대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을 비롯한 택시 4개 단체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생 방안은 스마트호출 수수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여론몰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골프 플랫폼 업계도 카카오가 골프 부킹 시장에 진입하면서 진행한 수수료 무료화 전략으로 혼란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골프 부킹 시장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을 테니 티타임만 제공해달라는 전략으로 신규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며 "상생없이 기존 업계의 생태계를 뒤흔들어 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골프 부킹 시장에서 카카오는 택시, 헤어샵, 대리운전 등 다른 서비스를 장악하던 방식과 동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도 카카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소비자기만, 골목상권 위협 등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지난 2018년에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