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어벤저스] 정의선‧최태원 15명 총수팀 뭉쳐 “43조 투자로 시작”
[수소 어벤저스] 정의선‧최태원 15명 총수팀 뭉쳐 “43조 투자로 시작”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9.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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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총수에 김동관‧정기선 후계자들까지 모여 수소투자 ‘촉진’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삼성 이재용‧LG 구광모 빠져
(앞줄 왼쪽부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성은 기자]
(앞줄 왼쪽부터)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1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이성은 기자]

정의선, 최태원, 신동빈 등 현직 그룹 총수에 김동관, 허세홍, 정기선, 이규호 등 차기 그룹 총수인 후계자들까지 뭉쳐 ‘수소 어벤저스’를 구성했다.

현대자동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국내 대표 10개 슬부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수소기업협의체’를 출범 시켰다. 이들은 수소 43조원 투입을 시작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쌍두마차 기업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LG의 구광모 회장은 ‘수소 어벤저스 총팀’에서 들어가지 않았다.

10대그룹 중 삼성과 LG를 제외한 기업 등 총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은 8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각 회원사 최고경영자 및 기업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10개 그룹 총수 외에도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 일진그룹 허정석 부회장과 단일기업으로 E1 구동휘 대표, 고려아연 최윤범 부회장, 그리고 삼성물산이 추가로 어벤저스에 합류했다.

이들 15명의 ‘수소 어벤저스’ 총수팀은 △회원사 간 수소사업 협력 추진 △수소 관련 투자 촉진을 위한 글로벌 투자자 초청 인베스터 데이 개최 △해외 수소 기술 및 파트너 공동 발굴수소 관련 정책 제안 및 글로벌 수소 아젠다 주도 등을 수행키로 이날 약속했다.

수소 어벤저스 팀 구성은 초기 멤버인 현대차·SK·포스코 3개 그룹이 공동의장사를 맡는다. 이들은 매년 9월 전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를 열고 관련 주요이슈 및 현황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회원사들은 기술, 정책, 글로벌 협력 등 3개의 분과별 중점 협력과제를 선정, 세부 추진방안을 도출키로 합의했다. 또한 매년 상반기 전세계 투자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정기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총수들은 향후 수소 투자 계획도 공유했다. 앞서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그룹 주도로 우선 해외수소 생산-운송 영역으로 진입해 주도적이고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수소 공급원의 다양화, 자립적 수소 공급망 구축을 궁극적인 대응전략으로 수립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2020년 6월 출범한 그린수소 해외사업단의 해외 청정수소 수입 계획은 더욱 구체화시키기로 했다.

또한 서밋을 통한 차세대 수소 기술의 광범위한 센싱, 투자 확대로 수소액화, 수소액상화, CCU 등 향후 수소 경제의 핵심기술 조기 확보에 나선다. 이를 위해 최적의 해외 파트너와 연계하여 투자 및 협력 대상을 물색할 수 있는 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수급 및 투자 공유를 통한 산업 경쟁력 집중과 장단기 수요 창출을 위한 대정부 정책 제안도 도출한다. 탈탄소의 핵심 수단으로서 수소에너지 정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궁극적으로는 개별 단위의 기업 경쟁력은 물론 기업, 정책, 금융 부분이 하나로 움직여 구성하는 산업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총회에서 딜로이트컨설팅은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현재의 수소 패권경쟁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바로 대형화(Scale-Up)와 속도감 있는 전개”라며 “공급, 수요, 인프라 영역의 다양한 기업들이 적극적인 협업과 공동투자, 공동기획을 논의함으로써 가치사슬 전후방의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내기업 대표주자로 항상 행사 중심에 섰던 삼성과 LG는 ‘수소 어벤저스’ 팀에서 빠져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과 LG는 IT가 주축이지만 정부가 저탄소화 사업을 위해 ‘수소’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에도 참여 가능성은 충분했다. 게다가 삼성은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물산의 청정수소 도입으로 연결이 가능하고, LG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으로 수소경제와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과 LG는 전반적으로 이들 기업과는 사업 색깔이 다르고 추구하는 사업 방향성도 다르기 때문에 이번 ‘수소 어벤저스’ 팀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 어벤저스로 구성되 그룹들은 탄소중립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며 “삼성과 LG는 IT를 이끌어 가는 기업으로 전략상 현재의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4대 그룹 중 이미 현대차가 수소의 중심축을 잡고 있는 만큼 빠져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SK의 경우 정유사업 등 굴뚝사업이 큰 축을 차지하고 있어 함께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고 관측했다.

이에 더해 현재 삼성은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내실을 다지며 반도체와 바이오 등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 산적해 있다.

LG 또한 ‘폰사업’ 철수 후 사업을 재편한 만큼 사업방향성이 전장사업 등으로 바뀌어져가고 있는 만큼 수소 쪽에 눈길을 줄 상황은 아닌 것으로 풀이됐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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