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데이터 분야 새로운 이정표 제시, 우주시장 선점 전략
총수경영 첫 시험대…패러다임 변화‧우주사업 성공 판가름
한글과컴퓨터(한컴)그룹 오너 2세 김연수 대표가 ‘인공위성’을 들고 첫 데뷔전을 가졌다. 토종SW 기업 한컴은 “인공위성 발사”라는 깜짝 신사업 발표로 새로운 한컴의 김연수 시대를 예고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이사 겸 그룹 미래전략 총괄은 2일 온라인으로 열린 한컴그룹 ‘우주‧항공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 공개석상으로는 처음 등장, 향후 한컴의 미래 방향성을 직접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 사업전략 발표에 앞서 모두발언자로 나선 김 대표는 “한컴이 드디어 자체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하게 됐다”며 “인공위성 발사를 통해 영상 데이터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컴은 이날 우주사업을 주도할 한컴인스페이스를 통해 2022년 상반기 지구 관측용 광학위성 ‘세종1호’를 쏘아 올린다는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공개했다. 인공위성을 중심으로 드론, 장거리 감시카메라까지 아우르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주도, 우주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우주사업이 주축이 될 한컴인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한컴그룹이 인수한 우주‧드론 전문기업이다. 한컴그룹은 이 기업을 중심으로 세종 1호를 시작으로 5호까지 순차적으로 위성 발사를 추진하고 향후 사업 성장세에 따라 50기 이상의 군집위성을 발사,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 중심에는 미래 총수가 될 김연수 대표가 설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아버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로 이미 M&A(인수합병) 등 투자 쪽에서 성과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 대표는 한컴 신규 사업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어 해외사업 및 투자기획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M&A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담당한다.
따라서 이날 발표된 우주사업의 성공여부가 김 대표의 첫 총수 경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최근 특화된 분야 내에서의 데이터를 확보, 정보를 기반으로 기존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변화의 첫 시도임을 암시했다.
한컴은 한컴인스페이스가 내년에 초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하면 5m 해상도의 관측 카메라를 활용해 7가지 파장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이를 위해 미국의 대표적 우주위성 데이터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기업인 스파이어 글로벌(Spire Global)과 협력했다.
또 한컴인스페이스는 세계적인 영상 카메라 기업인 캐나다의 인피니티 옵틱스(INFINITI Optics)와 조인트 벤처(JV)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 시장을 개척하고 인공위성용 센서도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한컴 우주사업 전략을 발표한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인공위성과 드론,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까지 확보함에 따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와 항공, 지상을 모두 커버하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5월 한컴 2대 주주로 오른 이후 8월 그룹의 중추인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와 함께 한컴이 추진 중인 신사업을 김 총괄하는 그룹 미래전략총괄도 겸직 중이다. 한컴그룹에는 2006년에 입사, 10여년간 김 회장 아래에서 투자사업과 기업경영을 습득해온 능력을 인정받아 38세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