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결국 소송전…한앤코 "홍원식 회장, 약속 어겼다"
남양유업, 결국 소송전…한앤코 "홍원식 회장, 약속 어겼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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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인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지속 주장
"M&A 시장질서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 다할 것"
홍 전 회장 최근 로펌 변호인 선임, 두 아들 회사 복귀
남양유업 사옥 간판. [사진=박성은 기자]
남양유업 사옥 간판. [사진=박성은 기자]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두고 홍원식 전 회장과 인수 주체인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간의 소송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주식매매계약(SPA)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앤코는 홍 전 회장을 비롯한 매도인 측의 이유 없는 경영권 양도 지연과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소송이 불가피하단 입장을 나타냈다. 

한앤코는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선례가 생길 것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운용사로서의 마땅한 책무와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남양유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당사의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당사는 물론 남양유업의 임직원과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 모두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남양유업의 심각한 위기상황이 조속히 극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의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된 바 있다. 

남양유업은 이날 공시에서 “이번 임시 주주총회는 연기의 의제가 제안돼 심의한 결과 9월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연기사유에 대해선 “쌍방(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당사자 간의 주식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임시 주총 의제로는 △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신규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이었다. 이중 제2호 의안인 ‘이사 신규 선임의 건’의 경우, 기타비상무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이다. 사내이사와 비상무이사 후보 모두 한앤코 소속이다. 

홍원식 전 회장은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로 회장직을 공식 사퇴한 이후 지난달 5월27일 자신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 53.08%를 한앤코에 양도하겠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남양유업의 반기보고서에는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아 해임된 장남 홍진석 상무는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했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다. 

홍 전 회장은 최근 한 매체를 통해 "한앤코와의 매각을 결렬시키려고 한 것이 전혀 아니다"며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주총회를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란 입장을 나타냈다. 또, 계약 종결 조건을 조율하기 위해 한앤코와 노력중이며 이를 위한 협의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홍 회장은 로펌 ‘LKB파트너스’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앤코와의 소송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하 한앤컴퍼니 입장문 전문] 
당사는 그동안 많은 기업인들과 상호 존중과 신뢰 속에서 기업인수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 분들 덕분에 창사이래 단 한차례의 불화도 없이 27건의 경영권 거래를 원만하게 성사하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PEF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던 당사가 8월 23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 매도인 측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마음 금할 수 없으나, 이 사태를 방치할 경우 그것이 나쁜 선례로 남아 앞으로 M&A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길 것에 대한 많은 분들의 염려를 엄중히 받아들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당사의 투자자들의 지지와 격려도 있었습니다. 당사는 이번 소송에 임하여 운용사로서의 마땅한 책무와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 할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변화와 재기를 염원하는 남양유업의 전 임직원들의 희망이 좌절되지 않도록 끝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당사가 위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경위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요컨대, 당사는 지난 몇 주간 협의와 설득을 통해 원만하게 거래종결이 이루어지도록 백방으로 노력하였지만 매도인 측의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남발,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당사의 선의만으로는 거래종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사자 간 수차례의 가격협상을 거쳐 본사 건물과 공장 등 영업용 부동산 및 현금가치를 반영한 매도인 측의 최종 인상안을 당사가 수용하여 3107억원의 인수가격(100% 지분 기준 약 5904억원(각주[1] 참조), 시가대비 87% 프리미엄)에 주식매매계약을 5월 27일 체결했습니다.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결국 현장 실사도 매도인의 협조 하에 예정대로 진행되고 공정거래위원회 승인도 완료되어 거래종결일정이 7월 30일 오전 10시로 확정되었으며, 매도인 측은 당사가 통지한 거래종결일정 및 안건 그대로 7월 30일 오전 9시에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이사회를 7월 15일에 열었습니다. 그 후에도 양측 법률 대리인들은 물론 남양유업까지 합심하여 임원선임 및 사임 등기, 상호 증권계좌 확인 등 모든 준비를 7월 30일 거래종결을 기준으로 마쳤습니다.

그런데, 거래종결일이 임박한 시기에 당사는 매도인 측에서 별도의 법무법인을 조용히 선임했다는 사실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거래종결계획에 차질은 없는지 매도인 측에 확인차 문의하였습니다. 그제서야, 매도인 측은 7월 29일 밤 10시경 ‘거래종결일이 7월 30일이라는 통지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갑작스럽고도 이해될 수 없는 주장의 공문을 당사에 보내고는, 익일 아침 9시에도 당사에 사전 통보나 상의 한 마디 없이 주주총회를 거래종결 기한 이후인 9월 14일로 6주씩이나 연기하였고, 하루 종일 거래종결장소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날 후로 매도인 측은 당사의 계속된 문의와 설득에도 2주 이상이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 주기를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새롭게 ‘선결조건’이라 내세워 협상을 제안해왔습니다. 나아가 (8월 17일 매도인 측이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과는 달리) 8월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를 시도해 볼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당사는 위 요구 사항들이 (1) 계약상 근거나 언급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2) 상장회사의 53% 남짓한 지분을 매매하는 주체끼리 임의로 정할 수도 없는 사안들이며, (3) 무엇보다,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절체절명의 위기를 남양유업 임직원들이 사활을 걸고 타개함에 결정적 장애가 될 만한 성격의 무리한 요청들이라 판단하여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인 측은 오늘 이 시간까지도 그러한 부당한 요구들을 철회하지 않고 거래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어 위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당사는 그동안 남양유업의 임직원과 대리점, 낙농가 등 구성원의 노력을 현장에서 느끼면서, 남양유업이 현 위기를 극복할 역량이 있는 기업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남양유업에 대한 당사의 인수 의지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앞으로도 언제든 매도인 측에서 계약 이행을 다시 결심하기만 한다면 그 즉시 거래종결이 이루어지고 위 소송도 실질적으로 자동 종료됩니다. 매도인 측이 공언한 약속 및 계약이 이행되어 당사 뿐 아니라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남양유업이 당면한 심각한 위기 상황이 조속히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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