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인상 '초읽기'…빵·커피 전반 '밀크플레이션' 우려
우유값 인상 '초읽기'…빵·커피 전반 '밀크플레이션' 우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8.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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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 요구 반영 원유 ℓ당 926원→947원 확정
서울우유·매일·남양 당장 이달부터 인상분 반영
어느 유통 매장에 진열된 우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유통 매장에 진열된 우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우유 원료가 되는 원유(原乳) 가격이 낙농가 요구대로 리터(ℓ)당 기존 926원에서 21원 오른 947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흰우유와 가공유는 물론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다른 식료품까지 가격 인상이 확산되는 ‘밀크플레이션(우유값이 아이스크림·커피·빵 등의 가격 인상까지 불러오는 조짐)’이 불가피하면서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앞서 17일 원유가격이 기존보다 21원 인상된 유대 조견표를 발표하면서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치 원유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해 지불하게 된다. 유업체들은 그간 월 2회(1~15일, 16~30일)에 걸쳐 대금을 납부했다. 

이번 원유가격 인상은 지난해 낙농진흥회의 조정 하에 낙농가와 유업계 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낙농진흥회와 낙농가, 유업계는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가격 동결을 유지하되 올해 8월부턴 원유 1ℓ당 21원을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낙농가와 유업계 간의 원유가격 조정은 우리가 사먹는 유제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다. 흰우유는 물론 바나나맛우유 등 가공유 원료가 되는 것이 바로 원유다. 이러한 원유 가격조정은 정부가 구제역으로 피해가 컸던 젖소농가의 소득보장을 위해 2013년부터 도입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것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 증감분을 잣대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4% 이상이면 10% 안에서 협상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골자다. 시장상황이나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닌, 원유 생산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다소 독특한 체계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국내 유업체들은 낙농진흥법에 따라 계약한 농가들이 생산한 원유를 전량 구매하고 있다. 원유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원유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우유값 상승 가능성은 무척 커졌다. 여기에 빵과 아이스크림과 같이 우유를 사용하는 다른 식료품 가격은 물론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커피와 제빵 등 외식업계에서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인건비와 물류비 등 생산비용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원유가격도 오른 만큼 유제품 전반에 대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 역시 “일단 유업계 가격인상 추이를 살펴보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 전후로 케이크 등 일부 메뉴의 가격인상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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