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조선소 강조, 코로나 위기서 경쟁우위 지휘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조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회사의 디지털 전환 전략인 ‘스마트SHI(Samsung Heavy Industries)’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적극 이행하며 속도를 더하고 있다.
정 사장은 선박의 설계·생산 단계부터 근무방식, 건조된 선박의 기술 경쟁력까지 모든 분야에서 스마트 체계를 적용해 지속성장을 잇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내정된 이후 올해부터 회사를 이끌며 코로나19 위기에서 정보통신기술(IT) 등을 활용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며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984년 삼성중공업 선장설계부에 입사해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 조선소장 등을 거쳐 다방면에서 폭넓은 지식과 경험,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라는 엄중한 시기에도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가진 조선소로 거듭나기 위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IT 기술 도입을 강화하며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100 어워즈’를 수상했다.
글로벌 IT 미디어·리서치 전문기관 IDG(International Data Group)가 주관하는 ‘CIO 100 어워즈’는 IT 기반의 창의적 혁신 성과가 탁월한 100개 글로벌 기업을 선정해 부여하는 상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건조 공정 디지털화를 통한 스마트 야드 전략’을 바탕으로 설계·구매‧생산 등 모든 업무 영역에 걸쳐 증강현실(AR), AI, 로봇업무자동화(RPA) 등 다수의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업무 혁신을 이룩한 점을 인정받아 상을 수상했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IT·디지털 경쟁력에서 ‘조선업계 첫 사례’를 만들어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12월 SK텔레콤과 업계 처음으로 대전과 거제를 5세대(G) 통신으로 잇는 자율운항선박 시험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제 해상에서 모형 선박을 이용한 원격·자율운항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7월 업계 처음으로 미국 선급 ABS와 ‘3차원(D) 모델 기반 설계 승인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D 종이 도면 없이 디지털 형태의 3D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 검증과 승인 업무가 가능해졌다.
이후 정 사장이 취임한 올해부터는 IT·디지털 기술 경쟁력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며 업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이 수행하는 ‘다목적 해상실증 플랫폼 성능 고도화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오는 2023년까지 정부 주도로 건조하는 2만톤(t)급 실증 선박에 삼성중공업의 기계고장진단 기술이 포함된 스마트십 플랫폼 ‘에스베슬(SVESSEL)’을 탑재하고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의 친환경 장비 성능 검증·고도화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한다.
이외에도 지난 2월에는 목포해양대와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원격 자율운항 기술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은 조선소 내 설치된 초고속 무선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바일 시스템을 적용해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3D 모델과 설계도면 확인, AR 기술을 결합해 작업 대상 영역에 3D 모델을 겹쳐 보여주며 직관적인 작업 수행·검사가 가능토록 만들었다.
또 블록 조립공장에 자동 용접로봇 적용 확대와 조선소 내 중장비 위치·작업 상태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적재적소에 실시간 배치, AI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 적용을 확대를 통한 스마트 워크 구축, ‘도장 가상현실(VR) 교육훈련 시스템’ 개발·적용 등을 진행하며 모든 영역에서 스마트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저성장이 뉴 노멀인 시대에 맞춰 최적화된 조선소로 거듭나야 한다”며 “스마트SHI가 가시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