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홍원식 전 회장의 일방적 의지, 깊은 유감"
남양유업은 30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의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됐다. 경영권 매수자인 한앤컴퍼니는 이를 두고 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의 일방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공개 비난하면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남양유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이번 임시 주주총회는 연기의 의제가 제안돼 심의한 결과 9월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연기사유에 대해선 “쌍방(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당사자 간의 주식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날 임시 주총 의제로는 △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신규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이었다.
이중 제2호 의안인 ‘이사 신규 선임의 건’의 경우, 기타비상무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이다. 사내이사와 비상무이사 후보 모두 한앤컴퍼니 소속이다.
사내이사 선임 후보는 이동춘 한앤컴퍼니 전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는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김성주·배민규 한앤컴퍼니 전무다. 특히,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된 이동춘 한앤컴퍼니 전무는 주총 결과에 따라 향후 남양유업 경영 전반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사외이사 후보는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과 이희성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다.
제3호 의안인 감사 후보는 이길호 연세대학교 감사실장의 선임 건이 상정된 바 있다. 또, 제1호 의안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집행임원제도’ 도입이 주 목적이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5월27일 홍원식 전(前) 남양유업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로부터 의결권 있는 보통주 지분 53.08%를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계약금액은 약 3107억원이었다.
이날 임시 주총을 통해 해당 의안들이 처리되면,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공식적으로 가져가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면서 해당 안건 처리는 9월14일로 연기됐다.
한앤컴퍼니는 임시 주총 연기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한앤컴퍼니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가)의 일방적인 의지에 6주간 연기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수인 통보에 따라 이날 거래 종결을 위해 앞서 15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 주총을 소집했지만, 주총 당일에 매도인이 입장을 뒤집었다”며 “이는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인 만큼,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루빨리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지난 2개월간 남양유업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수립한 경영개선 계획들이 결실을 거두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