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체 실적은 외형 확대보다 '내실 강화' 전망
HDC현산이 올해 1분기에 시평 상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분양시장 호황 속에 전체 매출의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사업 호조 덕분이다. 다만, 전년 대비 50%가량 줄어든 2019년 분양 공백 영향으로 매출 등 외형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 HDC현산이 매출 등 외형 성장이 어렵겠지만, 주택사업 환경이 좋아진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7.0%를 기록했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시평 10대 건설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HDC현산 17.0% △DL이앤씨·대우건설 11.8% △GS건설 8.8% △롯데건설 8.7% △포스코건설 7.3% △현대엔지니어링 5.9% △삼성물산 건설부문 4.9% △현대건설 4.8% △SK에코플랜트(전 SK건설) 4.7% 순이었다.
HDC현산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주택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사업은 작년부터 이어진 분양 호황의 영향으로, 최근 건설사들의 실적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HDC현산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81.4%에 달한다. 1분기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72.7%였다. 즉, 최근 마진이 좋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주택사업에서 매출액 대비 더 많은 영업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특히, HDC현산은 주택사업에서 외주(도급) 사업보다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자체 사업 비중이 타사 대비 높다. 올해 1분기 주택 매출에서 자체 사업 비중은 20%를 넘겼다. 부지 매입부터 시공, 분양 등 전반을 담당하는 자체 사업은 미분양에 따른 리스크 등 위험부담이 있지만, 얻을 수 있는 이익 역시 크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체 사업을 많이 하는 회사다 보니 그쪽 수익성이 높게 나왔고, 외주주택 사업도 수익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HDC현산 관계자도 "매출액은 다소 감소했으나, 자체사업 실적 영향으로 지난 분기와 비슷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HDC현산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전체적인 외형은 작년 1분기에 비해 줄었다. 1분기 매출은 694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조70억원 대비 31% 줄었고, 영업이익도 작년 1분기 1370억원에 비해 13.7% 줄어든 11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기지 못한 곳은 10대 건설사 중 HDC현산이 유일하다.
이는 2019년도 분양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19년 분양물량은 6392가구로, 전년 1만2220가구에 비해 47.7% 줄었다. 주택 사업의 경우, 분양 이후 준공까지 통상 2년 반 정도가 소요된다. 분양 시 계약금을 받고, 중도금을 거쳐 입주 시 최종 잔금을 받는 구조다. 이렇다보니 분양에 따른 수익은 대체로 2~3년 뒤에 나타나는데, 지난 2019년 HDC현산 일감 축소 탓에 올해 매출액 역시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로 올 한해 HDC현산이 외형 성장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020년 분양물량이 2019년 대비 140.6% 늘어난 1만5379가구를 기록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인 1만5000가구 분양공급을 목표로 잡은 만큼, 내년부터는 외형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형적인 성장은 어려울 거라 본다"며 "다만, 주택사업 환경이 좋아지다보니 자체사업 마진이 더 좋아지는 만큼, 영업이익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