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투자 자금줄 쥐고 전사운영까지…경영범위 '확대' 입지 '단단'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차남 강호철 상무가 홀딩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말 대교 사업을 총괄하는 (주)대교 CEO에 오른 장남 강호준 상무와 이젠 수면 위에서 본격적인 후계경쟁을 펼친다.
2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강호철 상무는 계열사 대교인베스트먼트 대표에 선임된데 이어 지난 4월엔 대교홀딩스 COO 자리까지 꿰찼다. 이에 따라 강호철 상무는 홀딩스의 그룹 재무 분야는 물론 전반적인 회사 운영까지 관할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강영중 회장이 장남을 사업 최전방에 전진 배치시키는 대신 차남에겐 안방살림을 맡겨 위기의 대교를 살리는 생존 인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강호철 상무에겐 다시 잡은 기회로 분석됐다. 형 강호준 상무가 (주)대교 CEO가 되면서 승계구도가 굳어지는 듯 했지만 바로 그룹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강호철 상무는 기존 재무총괄인 CFO(최고재무책임자) 역할에서 그룹 운영까지 관할하는 COO자리에 앉아 경영범위가 확대됐다. 게다가 대교홀딩스 내에서 강호철 상무 위로는 강영중 회장뿐이다. 전문경영인 박수완 전 대표는 떠났다. 형 강호준 상무도 (주)대교로 둥지를 옮겼다.
강호철 상무는 홀딩스에서 기존 강영중 회장의 입과 귀 역할을 하며 그룹을 총괄한 박 전 대표의 임무를 그대로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대교그룹 야전사령관이 된 것이다.
여기에 기존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던 재무와 투자 업무까지 강호철 상무 발아래 놓이게 돼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강호철 상무는 10년간 대교인베스트먼트를 이끌어왔던 이황상 전 대표가 올해 물러나면서 그 자리에 앉았다.
대교 관계자는 “인베스트먼트 업계 특성상 후임자 선정에 상당 기간이 필요한 만큼 강호철 상무가 한시적으로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를 담당하는 국내 중견 벤처캐피탈 대표이고 후계자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성과에 따라 중책은 이어질 수 있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대교 후계구도가 올해 완전하게 드러났다”며 “하지만 장남과 차남에게 비슷한 위치에 똑같은 직급을 부여, 여전히 차기회장 자리는 안갯속”이라고 말했다. 강호철 COO는 4년째 상무 직급이고 강호준 상무는 8년째 상무다. 따라서 올해 위기를 극복하는 아들이 승진을 통해 차기회장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