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7월 강남점 철수…"회사 생존 위한 사업 재편 일환"
면세업계서 면세한도 증액 등 정부의 좀 더 확실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면세업계가 고사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고강도 자구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세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면세업체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한국면세점협회 집계 기준 15조5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2009년 이후 첫 역신장이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국내 면세 빅(big)3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영업손익은 최저 220억원 적자, 최고 1275억원 적자였다.
이런 가운데 롯데와 신라는 2월 말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철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해 2월과 9월, 10월 등 3차례에 걸쳐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신라가 6개월간 연장운영을 했으나 그 사이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신세계도 2018년 지역관광 거점을 목표로 오픈한 강남점의 문을 오는 7월17일부로 닫는다. 신세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점포 운영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오픈 3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강남점의 영업 중단의 회사 생존을 위한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며 “면세사업 전반의 체질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면세업계의 운영시간 단축, 무급휴가제 도입 등 비용절감 노력에도 악화일로를 걷자 면세 빅3 역시 잇따른 점포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공항 임대료 감면 △재고 면세품 내수판매 허용 △무착륙 관광비행 이용객 면세쇼핑 허용 △특허수수료 50% 감면 등보다 더 확실하고 도움이 큰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판매, 무착륙 관광비행 등으로 매출이 늘고는 있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여전히 손실이 크다.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여전히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많다. 제3자 반송 등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하이난을 다녀온 내국인을 대상으로 6개월간 온라인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그 해 7월에는 하이난의 내국인 1인당 면세한도를 기존 3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상향했다. 단일품목 면세한도 8000위안도 없앴다.
그 결과 하이난 지역 내국인 면세점의 2020년 매출액은 327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27% 급증했다. 올해 1~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한 84억9000만위안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무착륙 국내 여행 등 지원을 많이 하고 있지만 면세한도 등과 같은 제한으로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며 “중국 하이난 사례에서 보듯 면세한도 증액이나 역직구(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방식) 허용 등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