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업- AI 조직 뿌리내린 '와이프'가 향후 사업 주도할지 관심
엔터사업- '방준혁-방시혁 vs 김택진-김택헌' 형제로 맞대결 예고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게임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윤송이 사장,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앞세워 금융‧엔터 신사업에 속도를 붙인다.
김택진의 승부사적 기질, 윤송이의 천재적인 두뇌, 김택헌의 도전적인 기량을 합쳐 게임사 이미지를 벗어 던진다는 전략이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로 사명 변경을 고민 중인 엔씨소프트는 금융과의 결합에 이어 엔터테인먼트와의 융합으로까지 손을 뻗치며 올해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실제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비게임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AI(인공지능) 전문연구 인력을 200여명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작년 9월엔 서울중앙지법에 '엔씨'로 사명 변경을 위한 가등기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현재 사명 변경을 위해 고민 중인 것은 맞다”고 말해 올해 큰 변화를 암시했다.
이에 맞춰 사업에선 IT와 융합된 ‘금융’‧‘엔터’ 쪽 진출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우선 금융 사업 확장에서는 김택진 대표의 와이프 윤송이 사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현재 엔씨웨스트 대표,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 엔씨문화재단 이사장까지 겸하고 있는 윤 사장은 엔씨에 AI 조직을 뿌리내리게 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AI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금융사업 연결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엔씨는 지난해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하 디셈버앤컴퍼니)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을 결정했다. 엔씨의 NLP(자연어처리,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과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의 금융 데이터가 접목돼 'AI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AI분야 전문가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윤 사장이 향후 여기에 깊숙이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엔터 사업은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부사장이 전면에 나서며 진두지휘 하고 있다. 엔씨는 이미 지난해 유니버스 개발과 서비스, 콘텐츠 확보를 위해 엔터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이 클렙의 대표에 김 부사장이 앉은 것이다. 최근 클렙은 올인원 플랫폼 ‘유니버스’를 글로벌 134개국에 동시 출시하며 본격적인 엔터 사업의 신호탄을 쐈다.
이에 더해 엔씨는 올해 들어 국내 대표 엔터 기업인 CJ ENM과도 손을 잡았다. 콘텐츠 및 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연내 합작법인 설립 추진에 들어갔다. 클렙에 이은 두 번째 엔터 기업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이 합작법인에서는 엔씨의 IT기술력과 CJ ENM의 엔터 비즈니스 노하우가 접목돼 다양한 콘텐츠 사업이 전개된다. 이 또한 클렙을 경험한 김 부사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넷마블 방준혁 의장이 친척 동생 방시혁 대표의 빅히트와 손잡고 엔터에 한 발짝 들여놓은 것처럼 김택진 대표 또한 동생 김택헌을 앞세워 엔터에 진출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방준혁-방시혁 대 김택진-김택헌 간 엔터 타이틀 매치를 그려보게 된다”고 전했다.